의식이 흐르는 대로 쓰는 소설 22

소설

by 교관


22.


“처제? 당신 누구야?”


처제는 남자친구에게 말도 하지 않고 여기로 왔다. 지금 두 사람이 거실에서 열심히 다투고 있다. 처제는 끝난 사이라고 하고 남자친구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은 팽팽하게 맞섰다. 보통 이럴 때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지기 마련이지만 처제의 남자친구는 절대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요즘 젊은 남자들은 나처럼 바보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두 시간을 저러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요즘 사람들이라고 해도 지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처제가 사 온 마라탕 컵라면에 물을 부어 남자친구와 처제에게 건넸다. 일단 두 사람을 소파에 앉게 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힘이 풀렸는지 가만히 호로록 컵라면을 먹었다. 남자친구가 처제를 두고 바람을 피웠다고 했다. 과에 들어온 새내기였다. 두 사람이 키스를 하는 그 장면을 처제가 목격을 하고 그대로 헤어지자고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그 새내기와 단 둘이 같이 있게 된 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고 했다. 처제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쏘아 부쳤지만 남자친구는 그 새내기에 끌려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완력이나 어떤 무력적인 힘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에너지에 의해서 끌려갔다고 했다.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가기 싫은데, 마음은 이게 아닌데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 몸이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곳으로 새내기에게 끌려간 것이라고 했다.


처제는 더더욱 남자친구의 말이 믿을 수 없고 이상하기만 했다. 남자친구는 처제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 증거도 주위 친구들이 말해주었다. 전혀 그 새내기에게 끌릴 이유가 없는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처제는 남자의 마음이란 원래 그런 것이라며 헤어지자고 했다. 그리고 처제는 하려고 했던 블로그 포스팅에 돌입했다. 처제는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써서 학보사에서 일을 하기 위해 우리 집으로 온 것이다. 남자친구는 처제와의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남자친구가 하는 말을 들으니 마치 진심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같은 남자 입장에서 본 나의 생각일 뿐이다. 아마도 내가 남자친구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남자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새내기와 단 둘이 있을 때 그 애의 몸에서 이상하고 알 수 없는 미미한 빛이 나오는 것 같았다고 했다. 남자친구는 그 애와 단 둘이 있으면 무섭다고 했다. 나는 처제에게 컵라면을 마저 먹으며 블로그를 작성하라고 하며 남자친구를 데리고 주방으로 가서 조용하게 그 빛에 대해서 혹시 이런 빛이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내가 하는 말이 다 맞는다는 거였다.


나는 처제의 남자친구에게 그 새내기라는 여자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 여자는 뭔가를 알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의 시작에 대해서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내를 찾을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여자는 가시에 대해서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처제와 처제의 남자친구에게 그 새내기라는 여자를 일단 찾아보자고 했다.


그런데 처제의 남자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때 처제에게 들키고 난 후 다음 날 새내기는 학교에 나오지 않더니 그대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예 학교를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집도 모르고 그대로 없어져 버렸다고 했다. 나는 검색을 해보라고 했다. 우리는 구글링을 했다. 그러더니 남자친구의 얼굴이 굳어졌다. 전혀 검색이 안 된다는 거였다. 인스타그램도.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하고 있었는데 전부 검색이 되지 않았다. 흔적도 없고 아예 계정이 없는 것처럼 깔끔하게 텅 비어 버렸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나에게 이런 말도 했다.


“사실 저의 말은 누구도 믿지 않았어요. 나의 친구들조차 처음에는 믿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정이에게 들키고 난 뒤에 친구 중에 한 명이 새내기를 다운타운 롯데리아 화장실에서 봤다는 겁니다.”


친구는 물론 여자였다. 변기가 있는 칸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는데 그 안에서 켁켁 거리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가 새내기의 이름을 부르며 괜찮으냐고 물었다. 하지만 대답보다는 계속 심하게 구토를 하더니 문을 박차고 뛰쳐나와 롯데리아를 나갔다는 것이다. 그때 친구가 변기에 떨어져 있는 가시들을 봤다고 했다. 그런데 친구가 보기에 그 가시들의 느낌이 마치 오래되고 죽어버린 느낌의 가시들이었다고 했다. 그 뒤로 새내기는 자취를 감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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