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흐르는 대로 쓰는 소설 27

소설

by 교관


27.


하지만 지금 이 가상공간이 만든 귀신의 집에서는 냄새까지 날 정도로 어마무시했다. 이런 체험을 왜 돈을 주고 해야 하는 걸까. 사람들은 무료해서일까. 점점 자극적으로 가학적인 소재, 말, 공간을 찾아 헤맨다. 푸줏간 방에 들어온 다음부터는 피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형부? 냄새까지 나는 것 같지 않아요? 이거 너무 현실적이네요.”


처제는 나의 팔을 너무나 세게 잡고 있었고 너무 꼭 붙어 있어서 처제의 가슴이 그대로 팔에 닿아 있었다. 귀신보다 발기할까 봐 그게 더 무서웠다.


“너는 왜 이런 곳까지 우리를 데리고 온 거야? 안 그래도 현실이 버추얼 게임 속 같은데.” 처제는 남자 친구에게 톡 쏘아붙였다. 처제의 말에 형민이는 숨만 헐떡였다. 정말 겁이 많이 놈이군.라고 생각했다.


“요즘 대학생들은 이런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형부, 누가 이런 걸 좋아하겠어요? 이런 건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좋아하는 거예요.”


그렇군. 하고 생각했다.


푸줏간의 모습은 마치 멕시코 어느 시골 마을의 허름하고 끔찍한 푸줏간의 모습이었다. 델리카트슨 사람들에나 나올 법한 그런 광경이었다. 파리가 날리고 나무판자로 지어진, 피가 온 사방에 튀어서 피의 냄새에 깔려 죽을 것만 같은 푸줏간이었다. 그때 천장이 무너지면서 생육의 고기가 갈고리에 매달려서 떨어졌다. 식육점에서 보는 그런 고기였다.


“형님, 그런데 이 고기들 돼지나 소가 아닌 거 같아요”라고 형민이가 고깃덩어리를 툭툭 건드렸다. 그 말에 나도 갈고리에 매달린 고기를 한 번 툭 쳤다. 고깃덩어리는 뒤로 밀려갔다가 앞으로 왔다. 아무리 봐도 내가 볼 땐 그저 소를 잘라 놓은 것 같았다. 다섯 덩어리가 매달려 있는데 세 덩어리는 돼지처럼 보였다. 매달린 고기 중에 어떤 고기는 머리까지 달렸는데 잘린 머리의 반이 돼지의 머리였다.


바로 그때 고깃덩어리들이 꾸물꾸물하더니 고깃덩어리가 얼굴은 사람의 얼굴에 돼지의 몸을 가진 괴물이 되었다. 입은 뾰족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다. 돼지의 다리는 여섯 개로 마치 거미 같았다. 끔찍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한 손에 들고 있는 핸드 조이드를 가지고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세 가지 공격을 사용할 수 있는데 두 번째 버튼을 누르고 가상공간에서 손바닥을 위로 올리고 2초 정도 있으면 손에서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레이저 공격은 1인당 세 번이다. 더 하려면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상술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나머지 공격은 불 공격과 가스를 쓸 수 있는데 이 공격은 무한대로 마음껏 사용이 가능하나 공격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마음껏 귀신의 집에서 귀신을 물리치려면 금액을 계속 지불하라는 것이다. 젠장.


지금까지 지나오면서 좀비나 처녀 귀신같은 것들에게 사용을 하며 푸줏간까지 오게 되었다. 다리가 여섯 개 달린 돼지 괴물에게 레이저 공격을 했다. 다리가 떨어지는 괴물도 있었고, 발라당 뒹구는 괴물도 있었다. 우리는 공격할 기회가 조금씩 줄어들었지만 돼지괴물들도 줄어들었다. 쓰러진 돼지괴물들이 꾸물꾸물 꿈틀거리더니 몸이 터지면서 가시들이 쏟아졌다. 나는 너무 놀라서 버추얼 가상 기기를 벗었다. 그런데 가시가 나오는 고깃덩어리는 실제로 매달려 있거나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가상이 아니고 실제였다. 처제는 그만 기겁을 하고 형민이는 그 자리에 다리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직원들은 전부 우리에게 90도로 인가를 했다. 고깃덩어리는 만져지고 눈으로도 보였지만 실제 고깃덩어리는 아니라고 했다. 실리콘으로 그럴싸하게 만든 것이며 냄새 또한 철분성분이 가득한 약물을 뿌려서 실제로 냄새가 나는 것이라 했다. 가시는 요즘의 마을 유행을 따라서 그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도대체 사람들이란 비극을 이렇게 상업적으로 이용을 왜 하는지 모를 일이다.


일이 터지고 난 후에야 아이구 잘못했습니다,라고 한다. 그나마 잘못된 것을 아는 사람들이라 이 상황이 진정이 된다. 나 몰라라 하는 인간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았던가. 이렇게 비극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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