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흐르는 대로 쓰는 소설 29

소설

by 교관


29.


하지만 수십 마리가 달려들어 날개며 머리를 물고 늘어졌고 급기야 목이 몸통에서 떨어졌다. 그러자 고양이들이 까마귀를 먹으려고 몰려들었고 그 광경은 몹시 비현실적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할 수 없이 고양이들을 전부 화염으로 태워 죽이기로 했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길거리로 나오지 말라는 당부의 방송이 하루 종일 시끄럽게 했다. 그리고 탱크처럼 보이는 대형차들이 화염방사기를 달고 고양이들에게 무참히 불기둥을 쏘았다.


고양이들은 일제히 흩어졌고 이미 타 버린 고양이 냄새는 온 마을에 퍼졌다.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냄새였다. 탄내가 정말 맡기 싫은 냄새였다. 처제는 문을 닫았고 고양이들이 타는 냄새 때문에 표정이 엉망이었다. 처제는 집 안을 청소하다가 소리를 지르더니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처제가 샤워를 하러 들어 간지 10분이 지났을 무렵 나를 부르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형부! 형부! 꺄악!”


나는 놀라서 욕실로 갔다. 처제는 발가벗은 채로 샤워기 물에서 고양이 사체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했다. 처제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손으로 가슴이나 성기를 가리려고 하지도 않고 나에게 냄새 맡기를 바랐다.


“이봐, 처제! 몸을 가리라구!”


“형부! 이게 무슨 대수예요. 냄새 맡아봐요.”


나는 타월을 처제에게 건넸다. 그때 손이 처제의 가슴에 살짝 닿았다. 처제는 냄새 때문인지 그런 것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계속 헛구역질을 하며 빨리 어떻게 좀 해보라고 했다.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그러니까 이상한 냄새라는 건 타는 냄새가 나긴 했다. 화염방사기에 반쯤 타버린 고양이들이 도망을 다니다 몸에 붙은 불을 끄려고 수도정화처리장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정부는 고양이들을 더 날뛰게 만들었을 뿐,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탄내는 온 마을에 가득 퍼졌다.


쿵쿵쿵.


이렇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처제의 남자친구뿐이다. 형민이 이 녀석은 집으로 갔는데 왜 또 왔을까. 이 위험한 밤에. 형민은 헉헉 거리고 있었다.


“형님, 저 여기서 지내게 좀 해 주세요.”


“뭐? 왜? 그럴 수 없어.”


“형님, 이거 좀 보세요.”


형민은 폰을 꺼내서 내게 보여주었다. 폰에는 집이 엉망진창이 된 모습이 담겨있었다. 마치 태풍이 휘몰고 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엉망이 된 집 안에 고양이들이 가득했다. 녀석의 말로는 집에 갔더니 부모님은 없고 집이 전부 이 모양으로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아파트 동 전체가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부서지고 엉망이었다.


녀석이 지낼 곳이 없다고 했다. 몸을 닦고 나오는 처제에게 녀석을 이 집에서 지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아정이는 안 된다며 나가라고 했다. 그동안은 어째 어째 같이 다녔지만 이 집에서 같이 사는 건 할 수 없다고 했다. 녀석은 처제에게 무릎까지 꿇고 사정을 봐달라고 했다. 흥, 절대 안 될 것 같은 처제에게 나도 부탁을 했다.


이 집은 나의 집인데 어쩐지 나는 점점 집에서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처제에게는 우리가 하는 일을 형민이가 잘 도와줄 것이다, 라며 나도 녀석의 옆에서 같이 처제에게 매달렸다. 처제는 탱크 탑에 민소매였는데 그런 옷차림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우리 앞에서 흥 하며 있었다. 처제는 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까. 아무튼 언니와 이래저래 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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