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흐르는 대로 쓰는 소설 34

소설

by 교관


34.


나는 그 안에 들어가서 동료가 말한 자리 중 한 자리에 앉았다. 자리로 커피를 갖다 주었다. 커피 값도 저렴했다. 게다가 커피 맛도 좋았다. 직원들은 친절했다. 나는 왜 이런 곳을 알지 못했을까.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는 좀 진정이 되었지만 여전히 혼란이 도사리고 있었다. 순찰하는 경찰들이 많이 보였고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 역시 많이 보였다. 카페 안에도 사람들이 테이블을 채우고 있었다. 그들은 아주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내가 앉은자리 바로 뒤에도 남녀가 앉아서 대화중이었다. 대화를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니지만 대화 중에 고양이 떼가 출몰한 일이나 지금 인터넷이 막힌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마치 이런 일이 없는 것처럼 대화를 했다. 카페에 있는 손님들 모두가 그랬다. 모두가 지금 벌어지는 상황과는 무관한 이야기를 하고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이나 상실감 같은 것들이 전혀 엿보이지 않았다. 기미조차 없었다. 모두가 방학을 맞이한 9세 아이들 같았다.


동료에게 빨리 오라고 전화를 했다. 하지만 그런 전화번호는 없다고 나왔다. 시간이 벌써 30분이 지났는데 동료는 아직 오지 않고 있었다. 동료에게 다시 가려고 일어서는데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런. 커피 잔을 들고 커피를 보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전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것이 흐려지고 뿌옇게 되더니 한 순간 점으로 변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도시 중간에 있는 한 공원이었다. 일어나는데 머리가 어지러웠다. 커피 때문이다. 커피에 뭔 짓을 한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손으로 더듬었다. 어디가 째지거나 도려 지거나 다친 곳은 다행히 없었다. 일어서려고 했지만 제대로 일어나 지지 않았다. 머리에 무슨 짓을 한 것일까. 고개를 돌려보니 고양이 수십 마리가 나를 에워싸고 있었다. 고양이들은 나에게 해코지를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나에게 뭔가를 전하려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고 나를 수상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여기로 옮겨져 왔기에 고양이들은 자신들의 터전에 내가 침략한 샘이다. 시간을 보니 카페에 들어가서 정신을 잃고 대략 40분 정도가 흘렀다. 40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주머니를 보니 폰은 있었다. 폰으로 인터넷 사용은 불가능했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같은 것도 서비스가 되지 않았지만 전화망은 살아서 전화 통화는 가능했다. 처제에게 전화가 6통이나 와 있었다. 나는 처제에게 전화를 했다. 처제는 도대체 나에게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전화를 했는데 왜 받지 않았냐고 다그쳤다.


은행에 잠시 왔다가 그만, 까지 말을 하는데 처제가 집에 큰일이 났으니 일단 빨리 오라는 것이다. 알았다고 전화를 끊고 바위와 나무를 잡고 겨우 일어났다. 일단 일어나니까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몸속에 어떤 마취제가 아직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카페에서 커피에 마취약을 타서 나에게 먹이고 40여분 동안 나를 어딘가로 데리고 가서 무엇을 했다. 그런데 무엇을? 의문이 계속 맴돌았다. 도대체 나의 몸을 가지고 무엇을 한 것일까. 고양이 수 십 마리가 나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따라왔다. 어쩐지 고양이들이 나의 보호막을 쳐 주는 것 같았다. 고양이들은 어딘가 교신하는 듯 꼬리 끝이 전부 하늘 위로 솟아 있었다. 기묘한 광경이었다.


[계속]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의식이 흐르는 대로 쓰는 소설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