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37.
우리는 형민이 차를 타고 이동했다. 녀석은 차가 있으면서도 차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게 나쁘다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 이 도시는 가름이 거의 동나고 있었다. 주유소에 차들이 늘어서서 가름을 있는 대로 전부 뽑아갔다. 외부에서 아 도시로, 아 마을로 기름을 반입시키고 있지 않았다. 아마도 정부가 그걸 막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그러는지는 알 수 없다. 아 사태를 진정시키려고만 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각자 가지고 있는 기름이 떨어지면 더 이상 기름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는 그 자리에 멈춰있어야 했다. 형민의 차는 전기 차였다.
형민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헤어졌고 지금의 아버지는 낳아준 아버지는 아니라고 했다. 지금의 아버지가 녀석의 피부를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4천만 원이나 하는 이 전기차도 사주었다고 했다. 비록 돈을 벌면 조금씩 갚기로 했지만 한 대를 사주었다. 녀석의 집안 사정도 생각보다 복잡했다. 어머니는 우울증이 깊어서 정신질환을 심하게 앓았다. 녀석을 낳고 아버지가 바람을 피운 것이다. 그것도 어머니의 친구와 정분이 났다. 그 사실을 알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남편에게 왜 그랬냐고 대들지 못했다. 남편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남편을 위해서 자식을 낳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을 닮아가는 아들을 보니 점점 우울증이 깊어졌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이런저런 말도 없이 모자를 두고 아버지는 어딘가로 떠나버렸다. 녀석의 어머니는 정신질환만 겪지 않으면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였다. 외모적으로 말이다. 그건 형민이의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영화에도 몇 편인가 출연할 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예뻤고 날씬했고 언변도 좋았다. 남편이 떠나고 우울증이 깊어지고 약물치료가 소용이 없어지면 어렸던 아들을 때리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는 정말 두려웠어요. 가끔 어머니가 무서운 얼굴을 한 채 내가 미쳐가는 거야? 지금이 언제니? 기억이 왜 이래? 너, 너는 누구지?라고 했거든요. 겁이 났어요. 무서웠지요. 어머니가 어머니처럼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날이 계속되었어요. 친구들은 미친년의 아들이라고 저를 놀렸어요. 정말 겁이 났어요. 하지만 그것도 반복이 되고 시간이 흐르니 견딜 만했어요. 저는 저까지 견디지 못하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을 했던 모양이에요. 어린 시절에는 참 힘들었는데 초등학교 내내 그런 상태로 지냈어요.”
형민은 몸을 웅크리고 장롱 속에 몸을 숨겼다. 녀석도 커 가면서 점점 외모가 엄마를 닮아 출중해져 갔다. 아버지의 키까지 물려받아서 인기가 좋았다. 그런 아들의 인기를 어머니는 질투했다. 녀석의 힘이 어른을 능가할 만큼 강해졌을 때 어머니를 데리고 가서 괜찮은 정신과 상담을 받게 했다. 그곳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고 의사는 요양을 권했다. 형민은 요양소에는 안 보내겠다고 했지만 어머니가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위치한 곳에서 요양하기를 바랐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