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38.
“나는 나의 병을 치료하려고 그곳에 가는 게 아니야. 나는 그저 나의 병을 받아들이려고 가는 거야. 그러니 나는 괜찮아.”
어머니의 말에 요양소에서 요양을 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요양소의 원장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어머니는 안정을 되찾을수록 아름다움까지 찾았다. 두 사람은 지금의 부부사이가 되었다. 원장이라고는 하지만 원장은 그렇게 나이가 많지도 않았다. 어머니는 정신질환을 극복하고 잘 치료받으며 적절한 운동과 적당히 먹는 양으로 매력적인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나이가 들수록 마치 미녀 배우 같은 모습이었다.
두 사람이 마련한 집은 여러 군데였다. 그중 한 군데가 지금 형민이가 살고 있는 아파트였고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었다. 같이 산다고 하지만 주말에만 같이 보냈다. 평소에 부모님은 요양소 근처에 있는 저택에서 생활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바다가 보이는 타지방의 빌라에서 생활을 할 때도 있었다. 녀석이 걱정하는 건 주말에 부모님이 집에 머무르다 이 사달이 난 것이고 부모님께 연락이 안 되고 있었다. 요양소에도 전화를 해 봤지만 원장님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형민은 요양소에도 전화를 해 봤지만 원장님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형민은 요양소에도 한 번 가봐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때 같이 가주겠다고 했다.
“형님, 고맙습니다.”
녀석은 그렇게 지내오다 대학에 들어오고 스페인에서 처제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가면서 해 주었다. 형민이 사는 아파트는 대단히 큰 평수의 아파트단지였고 아파트 몇 채의 여러 부분이 부서지거나 난장판이었다. 마치 폭격을 맞은 것 같았다. 아직도 아파트 주위에는 경찰들과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통제를 하고 있었다. 아파트가 다시 복구되려면 한참 걸릴 것처럼 보였다. 아니면 그럴 가망이 없거나. 이렇게 보니 복구는 아직 시작도 안 했고 앞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파트는 네 개의 동이 전부였다. 게 중에 많이 부서진 동이 있고 그나마 좀 덜 부서진 동이 있었지만 대동소이했다. 전쟁이 난 것 같은 모습이었다.
고양이 떼가 이 마을을 습격하고 마을에 몰려들었을 때에 맞춰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 이 도심지에도 총기류를 든 집단이 기지개를 켰단 말일까. 아니면 뱃교라는 종교단체가 한 짓일까.
뱃교는 무엇일까. 뱃교는 박쥐를 믿는 종교단체였다. 맙소사. 박쥐라니. 박쥐는 인간에게 온갖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감염 병의 온상이다. 하지만 한 마리가 한 번에 모기 삼천 마리를 먹어 치운다. 그래서 뱃교의 신도들은 인간의 숙적을 먹어치우는 존재이자 인간을 가장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믿고 있었다. 종교 단체의 신도들이 그렇듯이 이들은 타인에게 악함을 드러내거나 해코지를 한 적도 없다.
오히려 너무 조용하게 지내니까 없는 것처럼 보였다. 뱃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알려지진 않았지만 신도 수는 많았다. 전국 각지에 지부를 가지고 있고 본교의 모습을 본 신도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들 대부분이 본교에 입성을 원하고 있고 그 목적을 위해 집과 재산을 전부 뱃교에 토해냈다. 본교에 입성하려는 이유는 뱃교를 상징하는 박쥐의 존재처럼 각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신도가 그런 계시를 받는 건 아니었다. 수가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했다.
그 와중에 음모와 죽음이 도사리고 그것에 개입하는 경찰이나 다른 종교를 적으로 돌리고 있었다. 이들은 이들처럼 작은 종교를 먹어치우며 점점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었다. 물론 이런 뉴스는 검색으로는 쉽게 알 수 없다. 어떻든 뱃교 같은 종교 집단이 한 짓일까. 아니면 도심지에서도 총기류를 든 집단이 기지개를 켰단 말일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