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흐르는 대로 쓰는 소설 41

소설

by 교관


41.


어쨌거나 녀석이 하는 말이 다 맞았다. 사람들이 떼로 죽어나가도 그저 하나의 사고로 치부해 버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여러 번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한 번에 죽은 사고로 밖에 보지 않는다. 국가는 늘 개인에게 관심이 없다. 권력자는 겉으로는 늘 그걸 부정하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아파트에 있다가 사고를 당해서 죽은 사람들도 있는데, 살릴 수 있었다고 해요. 바로 사고사로 즉사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출동이 늦어져서 그만 아파트에서 추락사하거나, 부서진 콘크리트에 맞아서 뇌사에 빠져 있다가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해요.”


국가가 나서서 살릴 수가 있었지만 출동이 늦었다. 이유는 고양이들 때문이라고 했다. 고양이들이 온 마을에 가득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수백 마리, 수천 마리의 고양이들은 거리에 나 앉아 있지는 않았다. 모두가 지붕이나 담벼락, 공원의 나무 위나 아파트 화단 같은 곳에 있었을 뿐이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목에 고양이들이 있지는 않았다.


고양이들끼리 싸우다 죽은 고양이의 몸을 파먹고 가시를 뱉어 놓은 것도 차가 다니는 도로에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하지만, 이상한 일이겠지만 자동차들이 다니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도시 안으로 기름 반입을 억지로 정부에서 막고 있어서 자동차들이 다니지 않았다. 고양이들은 문제가 없었다.


사람을 살리는데 출동하는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렇게 밖에 볼 수 없다. 그 문제점들이 이런 사태가 터지니 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사람들이, 시민들이 알아서 사고를 당하지 않게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파트는 올라 갈수록 위험 수위도 같이 올랐다. 형민의 집은 심각했다. 부서진 것보다 상당히 혼잡하고 난잡하게 어지럽혀져 있었다. 녀석은 집 안을 뒤져 안정제를 찾았다.


“형님, 저는 이렇게 아파트 집 안에 신발을 신고 한 번 들어와 보고 싶었어요. 그게 어릴 때부터 그러고 싶더라고요”라고 웃었다. 이상한 녀석. 형민은 약물 방식과 주사 방식의 안정제를 챙겼다.


“주사는 어떻게 하지?” 내가 물었다. 그러자 녀석은 주사를 놓을 줄 안다고 했다.


“뭐? 주사를?”


녀석은 간호학을 배웠다고 했다. 해외에 자주 나갔는데 거기서 혹시 무슨 사고를 당하거나 사고를 당한 사람을 발견하면 유용할 것 같아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땄다고 했다.


맙소사. 이 녀석의 정체도 점점 궁금했다. 집에서 바로 나가려는데 형민은 집 안을 둘러봤다. 처음에 왔을 때와 뭔가가 달라졌다고 했다.


“그게 뭐지?”


하지만 녀석은 그걸 딱 집어서 찾아내지는 못했다. 나는 형민에게 빨리 나가자고 했다. 무엇보다 맞지 않는 이 경찰제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형민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뭔가 꺼림칙한 것 같았다. 집은 엉망진창이었다. 가구들이며 모든 것들이 마치 폭도들이 휩쓸고 지나간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돈이 될 만한 것들이 없어진 것도 아니었다.


아파트 단지를 통제하고 있는, 좀 이상한 경찰제복을 입은 사람들 역시 아파트 내부는 건들지 않은 거 같았다. 아파트 내에도 다른 느낌의 가시들이 꽤 보였다. 상자 속에 있는 그런 가시들처럼 보였지만 다른 느낌의 가시들이었다. 다정한 이데아와는 달리 파멸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가시의 모양은 비슷한데 비슷하지 않았다. 나는 빨리 이 파괴된 아파트를 나가야 할 것 같아서 녀석을 재촉했다.


나가려는데 아파트 인터폰 화면에 어떤 문형이 보였다. 숫자 2안에 작은 숫자 2가 있고 그 안에 더 작은 숫자 2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보았다. 222였다. 222? 이건 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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