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흐르는 대로 쓰는 소설 59

소설

by 교관


59.


나는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고 귀신의 집 중간 롤에 서 있었다. 거미들이 다가가각하며 수천 마리가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발을 들어 밟으려고 했다. 하지만 거미들은 밟히지 않았다. 거미가 다가가각 소리가 나는 것은 거미들이 금속처럼 딱딱한 무언가로 되어 있어서였다. 밟아도 밟히지 않았다. 다가가 가각 수 천 마리의 거미들이 나를 에워싸고 멈췄다. 그것들이 앞다리를 일제히 들고 나에게 공격 자세를 취했다.


거미들은 사방에서 앞다리를 들고 입을 벌리고 그 입에서 액체 같은 것을 뿜어내려고 했다. 나는 몸을 날려 거미들을 발로 차면서 왔던 길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거미들은 마치 하나의 오브제처럼 서로 뭉치더니 안쪽으로 달렸다. 이쪽에서도 역시 금속으로 된 깨알 같은 거미 수 천 마리가 서로 몸을 붙이더니 문을 막아 버렸다. 그리고 빛이 들어오는 전등도 가리고 네온의 불빛도 다 가려 버렸다, 어둠이 공간을 잠식했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가가가가각 하는 소리들이 계속 맴돌았다.


거미들을 방을 가득 채우고 어둠을 점령했다. 나는 움직일 수조차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숨이 찼고 머리가 아파왔다. 처음에 가시가 몸에 박혀 있었을 때처럼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왔다. 무섭고 공포가 나의 정신과 마음 그리고 몸을 덮쳤다. 목 안에서 가시가 나올 것만 같았다. 목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 그리고 그 빛은 점점 더 밝아지더니 이 어두운 방안을 완전히 빛으로 채우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정신을 잃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사람들이 우왕좌왕 여기저기에서 실내를 치우고 있었다. 실내는 난장판이었다.


여기 눈을 떴어요. 와 보세요.라고 하니 구급대원들이 왔다.


선생님 괜찮으십니까? 이송하려고 했지만 무엇 때문인지 들어지지가 않아서요. 숨을 쉬고 있고 몸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아서 그대로 좀 눕혀 놓았습니다. 괜찮으십니까?라고 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3층에서 약간의 폭발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정확한 건,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폭발이 있었다는 것이다. 찾아보니 금속으로 된 수많은 거미들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 중 한 명에게 여기에 있던 거미들은 어디로 갔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거미 같은 것은 못 봤다고 했다. 나는 일단 알았다고 하고 일어나려는데 아직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래서 잠시 앉아 있었다.


내가 들어왔을 때 3층의 분위기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불을 켜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벽면이 폭발로 인해 구멍이 숭숭 나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거기에 무엇인가 박혀있는 것이 보였다. 어떤 틈새에 반짝이는 아주 작은 금속을 발견했다. 나는 일어나서 천천히 그 벽면으로 갔다. 가서 보니 그건 거미의 잘린 다리 부분이었다. 아주 작은, 그러나 확실한 금속 거미의 다리로 보였다. 나에게 다가왔던 수 천 마리의 금속 거미 중 한 마리의 잘린 다리였다.


이 건물에 있는 존재, 또는 집단 내지는 조직은 내가 이곳에 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교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거미들을 이용해서 나를 공격하게 했다. 그렇다는 건 이 건물에 있는 어떤 존재가 처제나 아내를 잡아간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 것들 투성이지만 거미들이 나에게 공격을 하려고 했을 때 나는 정신을 잃었다. 어린 시절의 발작이 다시 나타나고 있었다. 그건 물론 좋은 징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상한 건 정신을 잃기 바로 직전 나는 내 속의 이데아를 느꼈다. 이데아가 가진 에너지는 흐르고 싶어 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이데아의 에너지 역시 흐르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물의 흐름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흐르는 경우도 있다. 에너지가 약한 사람의 몸에서 강한 사람의 몸으로 흐르기도 하고 동물의 에너지가 사람에게로 흐르기도 한다. 어떤 실험 과정에서 나오는 빛 에너지가 인간에게 흘러 인간의 신체 세포 또는 정신을 바꿔 놓기도 한다.


철저하게 계산된 통로로 에너지는 착실하게 흐를 뿐이다. 만약 에너지의 흐름이 우리의 생각과 다른 방향이라 해도 에너지의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설령 막았다손 치더라도 에너지는 또다시 원래의 흐름대로 흐르려고 할 것이다. 즉 에너지의 흐름을 지구가 자전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에너지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한다. 받아들이고 나면 오늘 이후는 이전과는 완전 다른 어떤 문이 열릴 것이다. 정신이 들었을 때 금속 거미 떼들은 사라졌고 나는 잠을 자고 일어난 것 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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