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352번 버스가 와서 탔을 뿐인데 1

소설

by 교관


1.


얼마 전에 친구가 폰의 문자로 나 이제 네바다 주로 가. 네바다 주의 카슨시티로 가. 가고 나면 이제 아무것도 없어.라는 문자를 나에게 한통 보내고는 며칠째 도통 소식을 알 수가 없다.


그 녀석은 좀 기묘한구석이 있긴 했다.


회사에서도 전혀 행방을 알 수가 없단다.


그 녀석과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면 겉도는 이야기들뿐이지만 그 겉도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재미가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맥주. 더 바랄 것이 없다.


그 녀석은 어둠에 대해서 간간히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에게 살아있는 어둠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그것은 허황된 이야기다.


사람들은 허황된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고 듣기 싫어한다.


나의 특기라면 타인의 이야기를 아주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거다.


난 그 녀석의 살아있는 어둠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 녀석과 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어쩜 살아있는 어둠에 대해서 듣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난 오감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그 녀석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그 녀석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는 거다.


그러면 음 세계가 재미가 있다.


그 녀석이 살아있는 어둠과 맞닥트렸을 때가 군대에 있을 때란다.


전방의 산속 고지대의 어둠을 일찍 찾아온다.


여름에도 6시가 되기 전에 어둑어둑해진다.


그리고 삽시간에 해무가 밀려오듯이 어둠은 대지를 뒤덮어 버린다.


막사에 있을 때에도 그러한 어둠이 왔을 땐 밖에 나가기 싫다.


자주 살아있는 어둠이 찾아오지는 않지만 겨울에는 찾아오는 빈도가 잦다고 했다.


어둠은 거대하고 끈적끈적하다.


혹서기 훈련으로 인해 산속 고지에 막사를 짓고 정찰을 돌 때였다.


어둠은 그야말로 짙었다.


어둠의 눈은 그 녀석 가까이에 왔다가 그 녀석을 한번 훑고는 다시 저만치 나아가고를 반복했다.


여름이지만 고지대의 산속은 서늘하다. 여름에 서늘하다는 건 이질적이다.


정찰조들이 어둠이 너무 깊어서 플래시의 출력을 높이려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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