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
그 녀석은 알고 있다.
그러면 어둠이 싫어한다는 것을. 유선 플래시의 출력 토크를 최대로 높이고 산속의 앞으로 불빛을 비친다.
불빛이 앞으로 얼마 나아가지 않는다.
고지대라서 하늘의 별들이 반짝거리며 보일 법도 하지만 어둠은 모든 걸 삼켰다.
밤벌레들의 울음소리마저도 숨죽이게 만들었다.
플래시의 빛이 어둠을 뚫고 작은 틈새를 만들어버리지만 어둠은 곧 말랑말랑한 젤리처럼 그 틈새를 메워버린다.
그 녀석은 살아있는 어둠의 두려움을 공포라든가의 단어로 표현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그것은 서서히 다가와서는 아픔도 없이 팔다리를 떼어 가 버릴 것 같은 기분이라 고했다.
그 녀석의 살아있는 어둠의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가 있다.
오늘 그 녀석의 살아있는 어둠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날이지만 그 녀석과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
매주 오늘 저녁에는 시간을 비워두는 편인데 저녁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공허한 생태다.
퇴근길은 느긋하다.
버스의 라디오에서 이사오 사사키의 Always in a Heart가 흘러나온다.
그 사람은 정말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피아노곡을 만들어낸다.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는다.
나는 음악이 끝날 즈음에 눈을 떴다.
눈이 떠지지 않는다.
아니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버스에 앉아있다는 느낌이 있지만 앞이 캄캄하다.
손을 눈 가까이 다가와도 손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숨 쉬는 기묘한 기운이 느껴진다.
난 그것이 무엇인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