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시체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했다.
새들이 우리의 대화를 들으려는 듯 주위의 나뭇가지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산속은 나뭇잎 덕분에 햇살이 직접적으로 얼굴에 닿지 않았다.
그러나 시체의 등은 햇빛을 받아서 빛났다.
시체가 되면 편한 것도 있다.
물에 얼굴을 박고 있어도 숨이 막히지 않으니 고개를 들지 않아도 된다.
그 애가 그런 말을 했을 때 나는 킥킥거렸다.
그랬더니 그 애가 팔꿈치로 나의 허리를 툭 쳤다.
가볍게 친 것 같은데 나는 헙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 모습에 이번에는 그 애가 킥킥거렸다.
시체를 발견한 건 우리가 처음인 것 같았다.
아무도 시체를 보지 못한 모양이다.
신고를 하지 않아서 시체는 편안하게 물구덩이에 얼굴을 처박고 엎드려 있었다.
언젠가 저렇게 편하게 물구덩이에 엎드려 있고 싶었다.
그러나 시체가 아니면 저렇게 할 수가 없다.
이 세상에는 시체가 되어서만 할 수 있는 게 있다.
가만히 있는 것.
그것이다.
우리는 시종일관 가만있지 못한다.
잠을 잘 때에도 잠꼬대를 했다.
잠꼬대는 네가 심하지,라고 나는 그 애에게 말했다.
그 애는 흥,라고 했다.
시체는 살이 찐 남자였다.
한 40대? 50대? 잘 모르겠다.
그저 아저씨 시체라고 우리는 부르기로 했다.
왜 이런 데서 죽었을까?
내가 물었다.
그 애는 손가락으로 시체 아저씨를 가리켰다.
물구덩이에 피가 없잖아? 그치? 그렇다는 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는 건 아니야, 맞지?
그 애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아팠을까?
나의 말에 그 애가 잠시 생각을 했다.
옷도 등산복 같은 옷을 입은 것도 아니야.
저런 옷을 입고 이런 산속에 왔다는 건 말이지, 음, 근처에 낚시나 여행을 왔다가 이렇게 되었을지도 몰라. 뭔가를 먹고 목에 걸려서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 고통스럽게 여기 물구덩이에 엎어진 채로 죽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야.
그 애는 생각이 끝나니 술술 말도 잘했다.
어쩌면 식도문제 때문에 시체 아저씨는 평생 고통스럽게 지냈을지도 몰라. 그렇지 않니?
그 애의 말에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