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앞에서 2

소설

by 교관


2.


좀 더 그럴싸한 이유가 있는 줄 알았어.


내가 말했다.


그 애는, 어떤 이유?라고 했다.


나는 그럴싸한 이유를 생각하느라 시체 아저씨의 등을 한참 바라보았다.


죽은 사람은 죽은 이유가 있다.


그냥 죽지 않는다.


늙어서 자연사하는 것도 이유지만 그걸 제외하면 분명 죽기 싫었을 것이다.


자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살은 아닐 거야. 자살은 드는 게 많아.


내 말에 그 애가 무슨 말이야?라고 순수한 눈을 한 채 말했다.


자살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거야. 굉장한 용기는 마음만 먹는다고 나오지 않거든. 용기를 내기 위해 많은 심리적 단계를 거쳤을 거야.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몇 날 며칠을 잠도 자지 못했을 걸.


내 말에 그 애는 시체 아저씨 힘들었겠다.라고 했다.


만약 자살이라면 저기 시체 아저씨의 얼굴 쪽의 물이 조금 부옇잖아. 어쩌면 약을 먹었을지도 몰라. 등이 저렇게 부풀어 오른 것도 약물 때문일 거야.라는 내 말에 그 애가 정말?라고 했다.


그리고 옷도 잠옷처럼 저렇게 마구잡이로 입지 않았을 거야. 내가 죽고 나서 누군가 발견했을 때 멋지게 보이고 싶었을 거야.


내 말에 그 애는 또 정말?라고 했다.


약이 라면 무슨 약이야? 감기약 같은 걸 많이 먹은 걸까? 시체 아저씨가? 그 애가 물었다.


아니, 쥐약 같은 거 말이야. 청산가리 같은 거.


내 말에 그 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실을 했다면 그렇다는 거야.라는 내 말에 그 애는 시체 아저씨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그 애는 시체 아저씨가 딱하게 생각이 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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