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2

소설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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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며칠 전에 미역국에서 머리카락이 나온 것도 모르고 먹다가 체했는지 하루종일 배앓이에 설사를 했다. 트림을 하면 미역의 냄새가 자꾸 올라왔다. 그 사이에 머리카락의 맛도 나는 것 같았다.


그 뒤로 입맛이 거의 사라졌다. 뭔가를 먹기만 하면 설사가 나왔다. 인간의 몸에서 하루동안 이렇게나 많은 양의 묽은 변이 나오다니 정말 인체는 신비하기만 했다.


그 후로 계속 속이 좋지 않다. 뭘 먹기만 하면 머리카락이 음식에서 나왔다. 그와 동시에 배앓이를 하고 화장실로 가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을 만나는 것 또한 껄끄럽다.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며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사람의 눈을 쳐다본다는 것이 점점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가 설사가 나오면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 화장실에 가야 했다. 약속이 잡히면 걱정부터 든다.


할 수 없이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이런저런 검사가 이루어졌다. 위도 문제가 없고, 피검사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의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인 문제가 아닌가 하는 소견을 보였다.


일단 설사를 멎게 하는 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뭔가를 먹으면 설사를 하기 때문에 밖에서 음식을 사 먹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람을 앞에 두고 만나는 것 또한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지냈다. 인간관계는 늘 어렵다. 내가 하려고 하는 말은 입 밖으로 나오면 이상하게 변형되어 버리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분명 이건 비현실적이라는 말이라는 걸 알지만 멈추지 못한다. 망가진 인간관계는 본드나 풀로 이어 붙일 수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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