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 3

소설

by 교관


3.


그 녀석이 하루는 벽보 같은 곳에 붙은 영화 포스터를 뜯어 왔었습니다. 공포영화 포스터 같은데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였습니다. 포스터 중앙에 괴물로 변해버린 여자의 얼굴이 크게 박혀 있는 포스터였습니다. 아주 무서웠어요. 눈동자는 인간의 눈동자가 아니었고 온통 핏빛이었습니다.


벌리고 있는 입은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이빨은 짐승처럼 아주 날카로웠으며 포스터로 보기에도 냄새가 심할 것 같았습니다. 이빨과 이빨 사이에는 이미 인간을 뜯어먹었던지 살점이 붙어 있었습니다. 굉장히 무섭고 끔찍한 포스터였습니다. 이런 포스터를 밤에 본다면 그 앞을 걸어 다니지도 못할 것만 같았습니다.


저 같으면 절대 그 영화 포스터 가까이 가지도 못할 것 같은데 그 녀석은 그 포스터를 잘도 뜯어서 왔더군요. 아마 그 포스터를 가지고 또 누굴 곤란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타깃이 될지 모두가 긴장을 했어요. 그 포스터를 책상에 넣고 수업을 듣고 그렇게 하루가 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 녀석은 말 수가 좀 줄어든 것 같았습니다.


그 녀석은 수업과 수업의 중간 쉬는 시간에는 부하들과 함께 매점으로 가서 먹잇감을 물색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쉬는 시간에 책상에 앉아서 멍하게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어요. 그게, 처음 쉬는 시간보다 시간이 갈수록 그 멍한 상태가 심해지는 거 같았어요. 우리는 그 모습에 더 불안했어요. 그 녀석이 혹시 미쳐 날뛰지나 않을까, 누군가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지나 않을까.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다음 날에는 그 녀석의 증상이 더 심해졌습니다. 마치 돌멩이 같았습니다. 미동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있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녀석의 모습은 마치 인간성이나 영혼 같은 것이 몸에서 빠져나간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정말 이상했습니다. 부하 중에 한 명이 그 녀석을 불렀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녀석은 뭐랄까 그 녀석의 껍데기만 교실에 앉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와서 그 녀석을 뒤에서 툭 쳤습니다. 그 반응을 보려고 그랬습니다. 원래의 그 녀석이라면 큰일이 나고도 남았어야 했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 녀석의 눈을 봤는데 사람의 눈동자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녀석의 눈 속에 텅 빈 공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일종의 욕망도 심지어는 누군가를 향한 괴롭힘의 악한 마음까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 완전한 무의 눈동자였습니다. 깊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인간의 눈동자가 그럴 수가 있을까.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그 녀석은 다음 날에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그 녀석의 이름을 부르고 대답이 없자, 왜 오지 않은지 아는 사람? 같은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결석처리를 하고 다음 아이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 녀석은 그 뒤로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원래 그 녀석이라는 인간이 없었던 것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모두가 말입니다. 그건 어떻게 생각해도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까지 아이들은 잊어갔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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