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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Sep 02. 2023

굴이 들어간 미역국 1

소설


1.


마르게타는 한국말이 서툴렀다.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선 한국인의 이름을 가지지 않았고 한국에 온 지 6년째다. 자유로운 생활과 자유한 영혼 덕분에 마르게티는 박애주의자처럼 마음에 드는 남자들을 안았다.      


마르게타는 지금 한 남자 만을 만나고 있는데 연애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남자들과 섹스를 즐기는 그녀였지만 오로지 그와 섹스만 한지 4달째다. 마르게타가 많은 남자를 두고 그와 섹스를 하는 것은 미역국 안의 굴 때문이다.     


마르게타가 그를 만난 건 자주 가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였다. 5층짜리 건물에 4층이 전부 레스토랑이고 5층은 피자와 스파게티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공간인 규모가 큰 레스토랑이었다.      


3층으로 안내받으면 한국요리와 이탈리아요리의 콜라보를 맛볼 수 있어서 마르게타는 종종 찾았다. 스파게티의 면이 마르게타를 흡족하게 했고 미역국이 나왔는데 미역국이 마르게타를 자꾸 이곳으로 오게 만들었다.      

그는 3층에서 요리를 하는 요리사인데 직접 나와서 굴을 먹기 부담스러우면 굴을 포크로 집어서 스파게티와 같이 먹으라고 말했지만 마르게티는 미역국 안의 굴을 그대로 먹는 것이 좋았다. 미역은 울진 앞바다에서 건져낸 돌미역이고 굴은 통영에서 아침에 올라온 싱싱한 굴이라고 말했다.     


굴이 들어간 미역국에서는 굴의 약간 비린 맛을 내는 것이 더 맛있는 미역국이라는 말도 했다. 질 좋은 돌미역에는 무기질과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라 다른 음식에 비해 살도 덜 찐다는 말도 해주었다.      


어째서 그가 직접 주방에서 나와서 마르게타에게 굴이 들어간 미역국을 먹는 방법을 말해주었는지 마르게타는 몰랐다. 이곳은 외국인도 많이 찾았고 한국인도 많이 찾았다. 마르게타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인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와 첫 섹스를 할 때 그는 왼손으로 마르게타의 작은 오른발을 잡고 섹스를 했다. 마르게타는 그가 자신의 발을 잡고 섹스를 하려면 다리를 들어 올려야 했기에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자신의 오른발을 만지는 그의 손길이 무척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그대로 만지게 했다. 당연하지만 그는 마르게타의 발을 섹스할 때만 만졌다.    

 

그는 요리사치고 189센티미터의 키에 손도 컸다. 요리사와 큰 키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어디에도 나와 있지는 않지만 그를 보고 요리사를 떠올리기는 어려웠다. 손이 커서 마르게타의 발을 잡으면 발이 손에 다 들어갔다. 그의 손은 크기와는 다르게 부드러웠다.     


요리라는 것은 섬세하게 다루어야 해. 무엇보다 요리를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려면 집중력과 체력이 필요해. 그런 면에서 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를 요리 대하듯 대하고 있어요?라는 마르게타의 물음에 그는 대답 없이 마르게타의 발을 만지며 성기를 밀어 넣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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