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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un 03. 2024

56. 전투태세 -9

소설


9.


 로봇찌빠가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 배추도사와 무도사가 서로 와인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배추도사와 무도사는 프랑스의 몽블랑언덕에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보게 배추도사, 자네의 요괴선인의 체력을 빨아들이는 능력은 아직 건재한 건가?”


 배추도사와 무도사는 선인의 체력을 빨아들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들고 다니는 지팡이는 보패의 역할을 했다.


 “글쎄, 모르겠네. 지속적으로 능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사용한 지가 워낙 오래되어 이젠 가능한가 모르겠네. 이보오 무우도사, 그런데 이 능력은 이제 사용하지 않았음 하네.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가 우리가 진정 바라는 나라의 모습이지 않나.”


 “그래, 맞음세.”


 무우도사는 머리통을 매만지며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때 배추도사의 갤럭시폰이 울렸다. 발신자에 번호가 없었다. 무우도사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도사님, 저 대한민국 대통령 마이콜입니다. 지금 나라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요괴의 출몰로 사람들이 위험에 빠졌습니다. 퇴치를 위해 좀 도와주십시오.”


 배추도사는 무우도사에게 급히 대한민국으로 가야한다며 무우도사를 일으켰다. 무우도사는 이렇게 맛있는 와인을 급히 놓아야 함이 안타까웠다.



#

 “이봐, 그쪽 선전을 잘 붙잡고 있게나. 자네만 잘 잡고 있으면 여기 전선이음새는 문제없네.”


 전봇대의 핏줄 같은 전깃줄을 접합하며 수리하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보인다. 티셔츠의 뒷모습으로 등의 근육이 드러났다. 그는 밑에 있는 조수에게 청명한 소리로 전선을 잘 붙들고 있으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오래전 그의 아버지가 납북 된 이후로 고집스럽게 북한의 반감을 키워왔다. 북한이 나오는 티브이 드라마도 보지 않았다. 가족을 사랑하는 그였지만 가족들이 드라마 ‘더 킹 투하츠’에 빠져있을 때에도 그는 외면했다.


 그는 예전에 제3 땅굴에서 붉은 악당들과 싸울 때나 간첩을 잡았을 때나 타잔처럼 줄을 타고 이동하는 탁월한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전기의 신비에 빠졌고 후에 전기회사의 배선공사 팀을 맡게 되었다. 전봇대 위나 발딩의 높은 곳에서도 공포감 없이 작업을 순조롭게 했다. 그도 이제 4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워낙 튼튼한 몸을 지니고 있었고 그는 동물들과 교감이 가능한 능력을 가졌다. 그는 일반사람들이 손으로 할 수 없는 철탑이나 고가다리의 전기이음새 부분이나 자연재해로 리스가 난 부분을 수리하며 생활에 만족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간간히 갈매기들이 날아와서 그에게 땅콩이나 물병을 집어 주기도 했다. 물론 그가 높은 곳에 오르면서 물병을 가지고 가지 못했을 때 동물들에게 물병을 부탁했던 것이다.


 그가 전봇대에 매달려있는데 뒷주머니의 휴대폰이 울렸다. 아직 폴더 폰의 울림이었다. 그의 고집스러운 면은 작업을 할 때에는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휴대폰은 받지 안흥면 받을 때까지 울겠어,라며 십 분 째 전화가 오고 있었다. 자칫 배선의 이음을 잘못했다가는 이 일대의 정전을 초래할 수 있었다.


 “이 중요한 작업을 하는 때에 귀찮게....”


 그는 할 수 없이 조수와 직원들에게 잠깐 쉬었다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뒷주머니의 휴대폰을 받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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