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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ul 02. 2024

나는 역대급이라는 말이 싫은데

참 많이 나오네

역대급구름이야


역대급이라는 말이 싫다


오늘도 어김없이 일기예보 뉴스에는 역대급이라는 단어가 떴다. 역대급 더위, 역대급 홍수, 역대급을 안 갖다 붙이면 이젠 기사를 내보낼 수 없는 지경이다. 그놈의 역대급이라는 말이 없으면 이젠 아무것도 내보낼 수 없는 모양이다.


역대급이라는 말이 세상에 나온 뒤 매년 여름이 되면 역대급 가뭄이라는 기사가 내가 사는 도시에도 늘 떴다. 나는 매일 강변을 조깅하는데 역대급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가뭄이면 강이 말라서 강바닥 정도는 보여야 하지 않나. 그러나 태화강이 바닥을 보인 적은 한 번도 못 봤다. 가뭄이 심했을 때에도 태화강은 늘 적정 수위로 잘 흘러갔다.


도대체 그놈의 역대급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기나. 작년에 역대급 센 놈이 왔으면 올해는 역대급보다 더 한 표현을 써야지. 티브이 예능에서도 이건 역대급이야, 같은 말을 한다. 듣기가 아주 싫다.


예전에 ‘니마이’라는 말이 유튜브 속 개그맨들에게 유행처럼 떠돌았다. 말 끝마다 니마이?라고 하는 것이다. 마치 내가 이런 유행어를 만들어 내고 유행시키는 사람이야,라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 듣기 싫은 말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니마이’라는 말을 썼다. 물론 안 쓰는 개그맨들도 많았다. 그때 니마이를 입에 달고 유튜브를 하는 개그맨(개그우먼 포함)들은 너네들은 어떤 일정한 수준은 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원하는 공중파 출연이나 유튜브로 크게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그 생각처럼 되었다. 그런 ‘니마이’ 같은 유행어를 입에 달고 지내는 개그맨, 개그우먼들보다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또 듣기 싫은 말이 해리티지다. 문화유산을 말하는 단언데 언젠가부터 시계에 붙기 시작하면서 티브이 광고에서도 해리티지 타령이다. 롤렉스에 해리티지라는 말이 붙기 시작하더니 이 해리티지라는 단어가 좋은지 여기저기서 갖다 쓰고 있다.


해리티지라는 단어를 입에서 사용하는 사람 역시 이 단어를 이때에 이 발음으로 해야겠다는 의지 같은 게 엿보여서 참 별로다.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사용되어야 해리티지라는 말도 듣기가 좋을 텐데 난무의 범위에 들어서게 되면 정말 듣기 싫은 단어가 된다.


롤렉스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가진 거 개뿔도 없으면 롤렉스에는 왜 그렇게 미쳐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 시계 하나가 너를 결정짓는 것도 아닌데, 여유가 되고 롤렉스가 어울리는 사람이 있겠지만 생활 때문에 끙끙거리면서 롤렉스를 차고 다니는 것은 도대체 뭐야.


45년 차 시계장인이 롤렉스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https://youtu.be/qTkIHsSrhOQ?si=H0_-cH1KjsHVn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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