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사람을 웃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큰 성공이다. 어려운 일이기에 더 보람을 느낀다 – 엘리엇 어윗
엘리엇 어윗의 사진은 유쾌하다. 엘리엇 어윗이 한 말을 생각해보면- 인간이 왜 살아가는지에 생각해보면- 마주한 상대방에게 인정받기 위함이고, 인정을 받는 것 중 90할은 아마도 나로 하여금 그 사람의 미소를 보는 것이다. 내가 만든 음식, 내가 사용하는 언어, 내가 하는 행동이 사람을 웃게 만든다면 한 번밖에 일생이 큰 성공이라, 엘리엇 어윗의 말이 공감된다. 왜냐하면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엘리엇 어윗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미소가 쓱 지어지는 사진들이 많다. 철학이나 깊은 이해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유진 스미스처럼 정신이 분할되면서 한 장의 사진에 몇 달씩 작업을 하지 않는다.
2011년 5월 뉴욕의 어딘가에서 자신의 책 ‘Personal Best’의 전시를 하고 있을 때 한국에서 그를 만나러 뉴욕으로 간 사람들이 꽤 있었을 정도로 어윗의 사진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어윗의 유명한 시리즈는 강아지 사진들이다. 강아지들이 인간 사회에 섞여 인간처럼 살아가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낸 사진이 유명하다.
하지만 어윗은 인간을 중심으로 담고 있는 사진들이 많다. 인간이라는 피사체는 사진 속에서 더 한 감동으로, 더 한 유머로 이야기를 한다. 인간은 사진가에게 있어서 훌륭한 피사체다. 어윗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진을 식별해 냈다. 어윗의 사진을 따라 하는 것 역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단지 어윗이나 까르띠에 브레송 같은 사진가들의 사진을 따라 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연출을 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럽게 그 장면을 포착해야 한다. 자주 다니는 도로를 머릿속에 확보한 다음 매일 그 거리를 일정한 시간을 다니면서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담아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것이 길거리 캔디드 사진의 기본이라면 기본이다.
어윗은 30년대 후반부터 사진과 영화를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60년 넘는 세월 동안 직업적 사진가로 어딘가의 의뢰를 받아 광고, 패션, 뉴스 등 거의 모든 사진을 찍어왔다.
그러니 그는 사진을 예술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에게 사진은 생계를 위한 일이며 간혹 취미라는 것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찍는 사진이다.
어윗에게 당신이 다큐멘터리 사진가냐고 물어보면 절대로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는 직업적으로 의뢰받은 사진을 찍다가도 흥미 있는 광경이 보이면 곧장 옆길로 샌다고 했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좋은 사진은 어싸인먼트(의뢰 작업)에서 나오지 않는다.”
사실 다큐나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어윗의 입장에서 그의 사진을 분류하자면 그의 장기는 스냅 샷이며 그는 전형적인 거리 캔디드 사진가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사진은 거의 대부분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모습들이다.
그는 몇 달씩 걸리는 작업을 꺼려했다.
“나는 호흡이 긴 사진을 찍는 체질이 아닌 것 같다.”
-곽윤섭의 현장다큐[다큐 사진의 거장, 스냅샷의 거장] 중에서-
엘리엇 어윗처럼 담아보다.
다양한 사진을 담으려면 좋은 카메라보다는 좋은 운동화를 신고 많이 다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