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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y 02. 2020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기 2

오늘도 무라카미 하루키 씨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그림을 따라 그리고 그 속에 문구를 내 나름대로 삽입했다]


좋은 옷은 좋은 사람과 비슷하지

좋은 샌드위치나 먹어볼까 으샤


점, 선, 면으로 하루키를 하루키처럼, 하루키 답게 표현해낸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하루키 삽화를 따라 그려보는 건 꽤 재미있는 일이다.


하루키는 안 그런 척하지만 꽤 좋은 옷과 좋은 차와 좋은 스피커로 노래를 듣는다. 하루키의 소설에는 좋은 사람 같은 명품 옷과 명품 차와 명품 목재로 된 스피커가 왕왕 등장한다. 마지막 장편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도 좋은 차들이 몇 대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마리에가 엄마의 옷이 잔뜩 들어있던 맨시키의 옷장에 숨어 있을 때 아마도 엄마의 알 수 없는 냄새를 맡았을 것이다. 그 장면은 토니 타키타니를 떠올리게 한다. 원래 있던 만큼의 구멍을 매운 그것을 빼냈는데 원래보다 상실을 더 느끼는 깊은 구멍 속으로 한없이 들어가는 이야기.


토니 타키타니라는 제목은 어이없게도 여행을 좋아하는 하루키가 하와이의 작은 섬을 아내와 친구 부부와 함께 여행을 하던 중 어느 중고품 가게에서 영어로 '토니 타키타니'라고 글자가 박힌 티셔츠를 하나 발견하고 그걸 구입해서 입고 다니면서 이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하며 떠오르는 대로 글을 적은 것이 수려한 단편소설의 정수인 토니 타키타니를 탄생시켜 버렸다.


하루키의 엉뚱함은 점잖아서 하루키식 유머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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