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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수필

보고 싶은 곱슬이

그리움

by 교관

유기견으로 주워왔을 때, 누군가 가위로 혀를 잘라 놨고, 뒷다리가 꼬여서 매일 주물러 줘야 겨우 걷고, 심장이 너무 안 좋아서 병원에서 일 년도 살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11년 살다가 다리를 건넜다.


돈이 많이 들어갔지만 우리만 보면 좋아서, 없는 꼬리 흔드는데 마음을 빼앗겼다. 우리가 개와 언어소통이 된다면 그들의 조건 없는 갈망에 그만 하루 만에 지쳐버릴지도 모른다.


주인을 향한 개의 온전한 사랑은 엄마를 향한 아이의 그것과 흡사하다. 김혜리 기자의 [그림과 그림자]에 따르면, 프랑스 저술가 리바롤은 이렇게 썼다.


[우리는 그들을 인간의 범주로 옮겨놓지 못하면서 자신의 범주 밖으로 끌어낸 결과가 됐다. 개는 인간도 아니면서 이미 짐승답지 않게 됐다]라고 했다.


고양이에 비해 개는 끊임없이 주인에게 매달리고 자신의 배를 온전히 드러냄으로, 그리하여 비굴해져야만 겨우 그들의 짧은 삶이라는 게 끊어지지 않는다.


인간보다 분명하게 먼저 떠나는 것이 확실한 그들의 삶을 알기에 그들의 짧은 삶에 비한 깊은 사랑에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소중한 것과 헤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그들은 오늘도 현관에 앉아서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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