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수필

학성동

기록 3

by 교관
제목 없음-2.jpg

10월 9일 오후 8시 14분.

마당의 나무가 사라졌다.

그래서 집의 내부가 보인다.

뼈대만 보이는 것이 흉물스럽다.

집 앞의 쓰레기더미가 사라졌고,

좌측의 건물도 철거 준비에 돌입한다.

이렇게 또 하나의 세계가 무너지고,

다른 세계가 들어서려고 한다.

일상과 일탈의 경계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익숙하지만 지겨운 것들이 사라지고 새롭지만,

다 똑같은 것을 받아들이려는 모습이기도 하다.

어느 날 앨범 속 어린 나의 모습을 봤는데,

그 속의 나는 겁도 없고 터프하게 보여서 정말 나인가? 할 정도였다.

그런 모습을 꾸준하게 이끌고 왔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조금 슬프다.

사라지는 옛것을 보면 그래서 약간 슬프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7555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학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