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고 불리고픈 글귀
눈이 된다면
내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라면
내리자마자 녹아 없어지는 그런 눈이고 싶다
잠깐 동안 내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
동시에 녹아 없어지는 불꽃같은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폭설처럼 쌓여 몇 날 며칠 동안
없어지지 않는 그런
눈은 싫다
눈은 내리자마자 없어지는 게 좋다
쌓여서 시커멓게 변해 녹지도 않는
천덕꾸러기는 싫다
길게 떨어져서 새하얀 눈꽃으로 태어남과 동시에
무화되는 삶
불꽃과도 같은 삶이고 싶다
<오늘은 우리집에서 파티가 열린다> 출간작가
하루키 좋아하는 동네 삼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