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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멘 Oct 26. 2023

중.꺾.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꺾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리 축구 대표팀이 사상 두번째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낳은 말. 


참으로 그렇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자꾸 곱씹게 되는 말, 입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마음으로 되짚어보는 말. 


눈으론 읽었고, 머리로도 무슨 말인지 아는데, 

왜 자꾸 잊는지, 내마음이 정말로 이말을 소화시켰는지. 

되뇌여보는 말. 


오늘 아침에도 지난밤에도 계속 꺾였던 내마음. 


애가 열이 오른 밤엔, 

"걱정마 엄마가 지켜줄게" 했던 말과 마음이 


몰려오는 잠에 못이겨 꺾이고 

오지않은 내일 걱정에 꺾이고

내일 출근해서 할 일, 개인적인 일정 등을 생각하다보면

꺾이고 또 꺾인다. 


피로와 걱정 앞에 내마음은 아주 쉬이 꺾인다. 


나는 정말 일제강점기에 태어났으면 독립운동 근처에도 못 갔겠다.


나는 정말 오은영박사님은 못 되겠다. 


나는 정말 이타적, 자애로운 엄마는 못 하겠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데. 

정말 내가 꺾고 싶지 않은 마음은 무얼까.


내가 스스로 꺾는 마음 말고, 스스로 지키고픈 마음이 있을까. 


절체절명, 위기 순간에 꺾이지 않는 마음 말고. 

기쁠때나 슬플때나 좋을때나 나쁠때나 그냥 언제나 오롯이 지켜야 하는 마음이 뭘까. 


개인의 내가 나에게 지키고픈 마음은 안다. 

그건 아마 '균형'을 이루는 삶의 태도. 


일도, 생활도, 음식도, 운동도, 해야하는 일도, 하고싶은 일도 적절히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 

그게 내삶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이고 그태도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마음이다. 


그럼, 엄마인 내가 지키고픈 마음은 뭘까. 

엄마인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본래 개인의 나로서 지키고픈 마음(균형감)을 깨는 일을 많이 한다. 


아이가 보채서, 아이가 아파서, 아이가 우선이기 때문에. 


내가 지키는 일상을 지키지 못해서, 

내마음이 꺾인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우울하거나, 짜증나거나, 분노하거나 하게 되는 것 같다.


맞다. 이렇게 써보니 이해가 된다 내마음이. 


하지만 누가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키는 건 아니다. 


그냥 본능적으로 내가 그렇게 하는 거다. 엄마인 내가. 


" 네가 지금 운동 못갈거 같다고, 아픈 애한테 왜 하필 오늘 아프냐고 하는거야?" 

" 너는 내일 출장도 있어서 출근해야하는데, 하루만 더 버티면 아빠가 쉬는날인데, 왜 벌써 아프냐고 푸념하는거니?"


참, 이렇게 쓰고보니, 혀를 차게 된다. 

나는 사람이다. 참으로 인간적인.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책하고 반성하는 모드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내가 지키고픈 마음은 따로 있다는 뜻이 아닐까. 


뭘까, 뭐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그건 너무 당연한데.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

그것도 너무나 당연한데. 


아이와 행복하고싶은 마음?

..

맞다. 


아이와 행복하고 싶은 마음. 

이순간을 고통이 아닌 행복으로 기억하고픈 마음. 

아이도 나도 행복한 가족으로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


그게 내가 엄마로서 지키고픈 마음인 것 같다. 


그마음, 절대 꺾이지 않는 마음이 되려면. 


엄마의 회복탄력성을 길러야 겠다. 

나는 본연의 내마음 회복탄력성은 꽤나 높은  편인데

그건 아마도 그간 남이 알든 모르든 시련과 좌절을 꽤 겪었고, 

시련과 좌절을 때론 극복하고 때론 흘러가는 대로 두는 연습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마음 회복탄력성엔 그런 내공이 부족하다.

여전히 시련과 좌절에 너무나 쉽게 멘탈이 깨진다. 


오늘아침에도 짜증을 내고, 겨우 어린이집을 보내놓고, 

출근하면서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다 또 문득 다시 마음을 짚어보고, 다잡고자 브런치를 킨 것이다. 


'그래, 애 입원했을 때를 생각해봐. 더 어리고 더 힘들었는데 다 겪고도 별일 없었잖아?'


'그래, 출근하고 어린이집에서 연락오면 다시 퇴근하면 되지. 

휴가 3개 남았잖아. 일단 있는 휴가까지 다 써보고, 그때 가서도 안되면 그때 살길 찾아보면 되지. 

무급휴가도 있잖아.'


이렇게 나 스스로 현재를 객관화 하고, 긍정성을 높이려고 애쓴다. 


회복탄력성은 긍정성,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 능력으로 이뤄졌다는데

그중 최고는 역시 긍정성.


긍정성을 높여야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 


긍정, 긍정, 긍정. 


부정 1번하면 긍정 2번 하고

부정 2번 하면 긍정 3번 해야지. 


정신차리자.

개인의 내마음도, 엄마로서의 내마음도 지키려면.


중요한건, 절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중절꺾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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