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에 약한 의사선생님

그건 바로 나

by 그 중간 어디쯤

외래에서 아이들을 볼 때면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주 자주 의사로서의 마음 위에 엄마 마음이 더해진다.


재활치료를 받는 어린이를 보면

짠하고

그럼에도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사랑스럽다.


하루는 한 아이가 울면서 진료실에 들어왔다. 앞서 받은 치료가 아이를 지치게 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나를 그냥 보기 싫은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뚱~해있는 아이를 상대로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발도 만져보면서 진찰을 하다가 얼마 전 선물 받은 '카스타드'가 생각났다. 한통 거의 다 먹고 딱 한 개 남아있었는데 기분 안 좋을 때 사르르 녹이기 딱이겠다 싶었다.


줄까?

처음엔 싫단다


조금 지나서 다시 물어보니 기분이 제법 풀렸는지 흔쾌히 오케이 했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미소를 날려준다.


아이에 대해 아이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려고 내 책상 앞으로 가지 않고 아이를 진찰한 침대 쪽에 계속 서있던 차였는데, 기분 좋아진 아이가 카스타드에 대한 보답으로 나에게 줄 것이 있다고 했다.

뭘까....

주섬주섬 엄마께 꺼내 달라 부탁한 그 손에 들려있던 것은


'행복해지는 약'


약봉지안에서 나온 '마이쮸'를 받아 든 순간

마음 한구석에서 따뜻한 기운이 흘러나와 내 가슴을 꽉 채워주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어서 보호자분께

"이거 정말 행복해지는 약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걱정, 근심 전부 한방에 날아가는 기분

나보다 벅찬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 같은 기분


~~~행복했다~~~



그러고 있는데 아이가 내 책상 쪽으로 걸어갔다.

의자 뒤로도 갔다.

이리저리 진료실을 누비려고 했다


그때 어머니께서

"거긴 너 들어가면 안 되는 곳이야"하며 아이를 혼내시길래


"괜찮아요, 오늘 행복해지는 약 줘서요, 저한테 이거 줬으니까 괜찮아요~"

이렇게 말했다.

진짜 그런 마음이 들어 진심으로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보호자분이 하시는 말

"선생님 뇌물에 약하시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고맙다♡


아~주 정확하다!

난 이번에 아주 확실히 내가 뇌물에 약한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이런 행복해지고 따뜻해지는 뇌물은 정말,

매일 받고 싶다♡


내가 먹을려고 두었던 카스타드 줄까 말까 망설이지 않고 선뜻 꺼내길 참 잘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선의를 받고 더 큰 선의로 돌려줄 줄 알고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줄 아는..

뇌물 건네준 너 말이야! 정말 멋진 사람이야^^

암~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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