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 중간 어디쯤 Jan 18. 2021

위인전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콩 네가 빼!!

우연히 선물 받게 된 작은 거북선 모형(사진 오른쪽) 만들기로 부터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거북선을 좋아하게 되었고

아이들이 좋아하니 이번에는 남편이 큰 모형을(사진 왼쪽) 사 와서 열심히 조립했다.


큰 모형은 더 멋지니.. 이제는 진짜 아이들이 푹 빠져 들었다.


같이 백과사전을 찾아보고

이순신 위인전도 읽고

나라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에서 3절쯤에 나오는 "나라 구한 이순신" 이 대목을 들으려고 몇 번을 듣다가 앞쪽은 뜻 모르고도 거의 다 외울 정도다.

역할놀이의 정점에 있는 5세 둘째는

처음에는 '거북이'

그다음엔 자신이 '거북선'이라고 하더니

최근 며칠간은 자신이 "이순신 장군"이라 한다.


형이랑은 달리 콩을 싫.어.하.는

둘째의 밥에 내가 실수로 콩을 숨기지 않고 그냥 담았다...

보이시나요, 콩

갑자기 둘째가

너 콩 빼!!!

이런다.


엄마한테 한 거야?? 그럼 콩 빼주세요 해야지. 아님 네가 빼거나!


나도 정색하고 말했다.


아니,  나 이순신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위인전에서 부하들에게 명령어로 주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나오다 보니 이순신 장군이 모든 이야기를 명령조로 하는 줄 알았나 보다.

아니면 그렇게 하고 싶어 이순신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일지도..



아무튼

웃음을 꾹 참고 말했다.

둘째야, 이순신 장군이 엄청 멋진 분인데

적들하고 싸울 때는 그렇게 말했어도

엄마한테는 집에서 공손하게 말씀하셨을걸?

콩 빼주세요..라고..

어떻게 생각해?


둘째가 생각하더니 "나 다시 (이순신 장군 아니고 자신으로) 돌아왔어요"라고 한다.



콩 빼고

밥은 잘 먹었다..


다음에 또 이런 명령조가 들리면 꼭 대답해주려고 한다

콩은 네가 빼!!



이순신 장군님은 콩도 잘 드셨을 것 같은데

우리 집 리틀 이순신 장군님도 콩 잘 드시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몰랑이가 뭐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