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갑자기 종이를 100장 달라고 했다. 한국을 빛낸 백명의 위인을 그리기 위해 스스로 캔버스를 만드는 작업도 진행한 첫째다.
결국 지난주는 열심히 종이 이어 붙여 캔버스만 만들고 지쳐 끝났다.
그 뒤 노래에 진짜로 100명이 나오는지 세어본다고 했다. 이완용은 매국이니까, 한 사람 빼고 한국을 빛낸 위인은 99명이 나온다고 하면서
계속 말만 전부 다 그리겠다고 반복했다.
그러더니 어젯밤, 갑자기 한자리에서 저걸 저렇게 쭉쭉 그리면서 신나게 설명해준다.
진짜로 할 줄 몰랐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정하고 아주 신나게 하고 있는 모습에 감탄만 절로 나온다.
아이의 그림은 평가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잘 그려야 한다는 압박 없이 저렇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려내는 아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행여
지난주에 내가
왜 그린다고 하고 안 그려?
이런 식으로 재촉하였다면.. 이런 작품을 볼 수 있었으려나..
그런 말 할 뻔했던 나를 반성한다.
고슴도치 엄마, 아빠 눈에는 아이의 이런 면이 신기하고 자랑하고만 싶다. 어젯밤엔 남편이 누나들과 있는 단톡 방에서 실시간으로 그림에 나온 위인 알아맞추기를 제안하고는 상금을 걸었다. 남편은 대놓고 자랑^^ 고모들은 열심히 조카 응원하고 퀴즈 맞춰 주셔서 어른도 신나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