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가망이 있습니까?
완치는 되나요? 희망이 없지요?"
평소 외래로 약 타러 오시는
2019년도에 뇌출혈로 좌측 편마비가 있으신 환자분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 40대 후반이신데
오늘따라 비장한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혹시 완치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되물었다..
의학적으로는
뇌출혈 발생 후 2년 경과한 후부터는
운동기능 회복이 아주 더뎌진다.. 그렇기에 왼손을 80프로까지 쓰는 걸 기대하시는 이분에게는..
그래, 완치란 없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친했던 동생과 친구 형님들도, 심지어 가족까지도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는 존재인 것 같다고 하셨다.
꿈도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다 꺾였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지나가면서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너무 싫다고 하셨다..
늘 강하고 밝아 보이던 분이
갑자기 그러시니 내 마음이 걱정으로 다급해졌다.
아니, 사람들의 시선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요? 하시려던 일이 운동선수가 되시는 건 아니었잖아요, 그럼 이 정도의 기능이 있으신데 뭘 두려워하세요?! 우리가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이 다 실패란 걸 겪잖아요. 만약 박 oo 님이 이 상황을 딛고 해내신다면 더더욱 높이 평가받으실 거예요!! 장애를 딛고 해내신 거잖아요!! 방금 산재연금 여쭤보셨잖아요~ 시도해보시고 실패해도 산재 후유 연금 받으실 수 있으신 거잖아요~ 최악의 상황이라도 믿을 건 있으니 자신을 너무 낮추진 마세요.. 저는 산재 진짜 별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보란 듯이 해내시고 산재 후유 연금, 기초생활수급 말고 꼭 월급 받으셔요!!! 아님 매일 떼돈 버셔요!!!!
정말 고마워요~
이제 약 주세요
무슨 약이요? ㅋㅋㅋ
아차.. 이 약은 줄여도 될까요..??
글은 이렇게 몰아서 썼지만..
진짜로 내가 해야 할 약 처방도 잊고
진심을 다해 면담에 임한 시간이었다.
정말 고맙다며, 희망을 가져보겠다 하셨는데 꼭 그러시면 좋겠다!!!
참여하고 있는 미라클 미타임 12월 1주 차 미션이
'5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쓰기이다.
난 비교적 운 좋게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봐서 그간 큰 후회를 한 적은 없지만 지금 여태 꿈꾸던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어 많이 떨리고 두렵다..
그분에게 건넨 그 모든 말이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용기 내자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건 뒤따르는 나의 행동이란 말을 믿는다
그리고 5년 뒤의 나에게는 이렇게 말해주려 한다.
넌 네가 마음먹은 대로 삶을 살아내는구나!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살자
대단하고 멋져, 늘 응원하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