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래 위에 너의 이름을 쌓았다
생각이 날 때마다 한 움큼씩 집어 들다 보니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구덩이가 생겼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나의 이름을 덮었고
수없이 덮인 자리 위에는 높이를 알 수 없는 산이 생겼다
나는 그 산에 너의 이름을 심었다
그리워질 때마다 한 번씩 드나들다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생겼다
그 길 위에 서서 너의 이름을 불렀고
나의 입에서 꽃씨가 쏟아져 나와 아름다운 꽃으로 산을 가득 채워버렸다
나는 그 꽃 위에 너의 이름을 옮겼다
보고 싶을 때마다 눈물 한 방울씩 흘리다 보니
골짜기 사이로 맑기 흐르는 강이 생겼다
그 강가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지평선 너무 푸르디푸른 바다가 생겼다
나는 그 별에 너의 이름을 붙였다
저 멀리 반짝이는 모래알은
밤하늘 어딘가 밝게 빛나는 별을 닮았다
나는 너를 닮은 모든 것에
너의 이름을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