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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Feb 16. 2022

시집 한 권

오래된 서점을 아주 오랜만에 들렀다

네가 말한 시집이 그곳에는 남아 있을까 봐

유행이 느린 곳이라 아직은 지나지 않았을까 봐


많은 책장 시집 코너는 겨우 한 곳뿐이었다

그마저도 아래층 두 칸은 동화책이 채워져 있었다

요즘은 이런 시집은 잘 안 나가서 그마저도 뺄 예정이

하고

서점 주인이 안타까운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맨 위 시선이 닿는 곳에서부터 천천히 내려간다

혹시나 많은 활자에 미끄러질까 봐 조금 더 찬찬히 제목을 읽으며 내려온다

'좋아하는' '당신' '함께'

마음을 간질이는 단어들이 시선을 좇는다


아쉽게도 네가 찾는 시집은 그곳에 없었지만

나는 그날 네 생각으로 시집 한 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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