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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Mar 19. 2017

빠진 면 한 가닥

<IF>

따뜻했던 너의 손을 조금 더 잡고 있었다

소리없이 흐르는 슬픔을 말없이 꼬옥 안아주었다

사랑해만큼 진부한 말을 천번 만번 해주었다

한 번이라도 너를 웃게 해주었다


소중한 시간은 항상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지나간 후회는 매일 제자리 걸음을 한다는 것을

그 날의 선택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모든 게 같아져도 어느 것도 같지 않다는 것을


흘러내린 면 한가닥은 바닥을 적시고

잡지 못한 면 한가닥은 젓가락 사이로 새어나와

무의미한 스푼이 국물에 빠져 녹아들어도

결코 면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랬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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