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이었다
적어도 수십광년은 떨어져 있는
곳에서 자신의 몸을 태워 우주를 반짝이는
빛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처럼 이어지던 날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 궤도를 도는
행성이 타오르는 두근거림을 느꼈던
날로부터 별빛의 흔적을 따라다니다
뜨거운 숨결이 지나가는 자리를
발견할 때면 남몰래 눈 앞의 별의 잔해를
가슴으로 쓸어내렸던 것이
그날 밤 뿐이었을까
풀벌레의 코골이도 잠잠해지던
새벽 수없이 쏟아져 내리는 별빛에
잠을 깬 달맞이꽃만이 세 번째 행성의
마음을 알았던 날
지나고 남은 발자국만으로도 가슴시려와
흩어진 떨림을 무더기로 토해낼 줄을
누구도 몰랐던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