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아리 Mar 13. 2017

별빛이 흩날리던

어느 날 밤이었다

적어도 수십광년은 떨어져 있는

곳에서 자신의 몸을 태워 우주를 반짝이는

빛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처럼 이어지던 날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 궤도를 도는

행성이 타오르는 두근거림을 느꼈던

날로부터 별빛의 흔적을 따라다니다

뜨거운 숨결이 지나가는 자리를

발견할 때면 남몰래 눈 앞의 별의 잔해

가슴으로 쓸어내렸던 것이


그날 밤 뿐이었을까

풀벌레의 코골이도 잠잠해지던

새벽 수없이 쏟아져 내리는 별빛에

잠을 깬 달맞이꽃만이 세 번째 행성의

마음을 알았던 날 

지나고 남은 발자국만으로도 가슴시려와

흩어진 떨림을 무더기로 토해낼 줄을

누구도 몰랐던 것이


매거진의 이전글 너를 생각하면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