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스친 상처가 너무도 따스해서
너의 손길로 착각해버렸다
조금씩 달아오르는 온기가
사랑인 줄 알고 품으려 했지만
안에 난 상처가 짓눌려
고름을 터트려내고 말았다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네가
자꾸만 잔상으로 남아 나를 흔들다
내가 만든 덪에 걸려 허우적대다가
나오기를 이내 포기한 적이 있었다
네가 봐줄 거라는 착각
그것 하나 때문에
상처의 온기를 빼앗고
상처에 자꾸 상처를 내다
결국 스스로 흉터를 남기고 말았다
내가 좇던 너는 무엇이었을까
결국 누구도 잡을 수 없는 파랑새였을까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신기루였을까
아니면 밤하늘에서 제일 밝게 반짝이는 별뿐이었을까
닿을 수 없고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데
어떤 허상에 상처를 받고 입고 내어버리는 걸까
너를 생각하면 항상 그렇다
그래서 너를 좋아했었나
그래서 사랑같은 거라고 착각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