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의 마지막 관문이자 출판사의 중요한 의무
바람서재의 첫 번째 책, 《상상 속의 바다》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한 어린이 작가의 순수한 시선이 담긴 이 책을 출간하며 나도 감격스러운 마음이 크다. 하지만 출판사 대표로서의 책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책을 펴낸 출판사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중요한 의무인 '납본(納本)'이다.
납본의 의무에 대해서는 ISBN을 발급받을 때 들었던 교육에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바람서재의 첫 책이 나오니, 그 중요성과 함께 책임감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납본은 단순히 행정적인 절차를 넘어, 한 권의 책이 기록되고 보존되는 의미 있는 과정이며, 우리 출판사가 한국 출판문화의 일부로 기여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이번 글에서는 책을 출간하고 난 뒤, 납본을 앞둔 상태에서, 납본이 무엇인지부터 준비물, 그리고 국립중앙도서관에 방문하여 납본을 신청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납본'이라는 단어를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고 왜 해야 하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납본(納本)이란, 출판물을 발행한 자, 즉 우리 바람서재와 같은 출판사가 해당 출판물을 일정한 부수만큼 국가의 지정된 도서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제도이다. 이는 「도서관법」에 명시된 법적 의무 사항이다.
납본 의무자: 출판물을 발행한 자
납본의 목적: 가장 큰 목적은 국가 자료의 영구적인 보존이다. 새로 발행되는 모든 출판물을 국립중앙도서관에 보관하여 후대에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국가 도서관 통계를 작성하고, 국가 서지 정보를 구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책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영구히 보존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일부 비매품이나 내부 자료 등과 같이 예외인 대상도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판매용 도서라면 납본은 출판사의 필수 의무이다.
납본 절차는 국립중앙도서관의 ISBN/ISSN/UCI/납본 홈페이지에 매우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https://www.nl.go.kr/seoji/contents/S50101010000.do
첫 책을 출판하고 처음 납본을 하는 것이라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홈페이지의 설명을 차분히 따라가니 하나씩 준비할 수 있었다. 대략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납본 대상 확인: 발행한 책이 납본 대상인지 확인한다. (바람서재의 《상상 속의 바다》는 판매용 도서이므로 당연히 해당한다.)
필요 서류 준비: (아래 준비물 참고)
납본 자료 준비: 제출할 책
제출 방법 선택: 직접 방문, 우편 등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하여 제출한다.
홈페이지의 안내가 워낙 자세하여, 차분히 읽어보면 큰 어려움 없이 준비할 수 있다. 처음이라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납본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출판사의 이름으로 제출하는 만큼, 더욱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 2부: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바로 납본 당사자인 책 출판물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보존용' 1부와 '열람용' 1부, 총 2부를 요구한다. 《상상 속의 바다》 판매용 도서 2부를 준비했다.
납본서 / 보상청구서: 하나의 통합 서식이다. 납본만 할 것인지, 아니면 보상 청구도 함께 할 것인지에 따라 체크하는 부분이 다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설명) 판권지에 찍혀 있는 발행일로부터 1달 이내에 해야 한다.
보상금 청구 계산서 (보상 청구 시): 판매용 도서인 경우, 1부에 한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서류이며, 전자세금계산서로 발행하거나 종이계산서로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납본서/보상청구서는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입력 후 출력할 수 있다. 하나의 서식 안에서 납본만 할 것인지, 보상청구까지 할 것인지를 선택하여 작성한다.
나는 온라인으로 입력 후 출력하려 했는데, 프린트해서 확인해 보니 뭔가 입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첫 책이라 혹시 문제가 될까 싶어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담당처에 전화로 문의했다. 친절한 담당자분께서는 이런 경우 빈 서식을 출력하여 수기로 작성해도 되고, 빈 서식에 타이핑하여 작성한 뒤 프린트하여 제출해도 된다고 상세히 안내해 주셨다. 덕분에 안심하고 수기로 정확히 작성할 수 있었다. 출판사로서 정확한 서류 제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상 청구를 하는 경우,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 바람서재의 이름으로 발행하는 첫 전자세금계산서이기도 하고, 세금계산서를 다루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맞나 아닌가를 확인하며 작성했다.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의 예시와 안내를 따라가니 발급할 수 있었다. (어딘가 틀렸으면 수정하라는 연락을 주시리라 믿으며...) 우리 출판사의 사업자 정보를 정확히 기입하고,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 안내된 샘플 계산서에 나와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발행하면 된다.
여기서 보상금 청구는 판매용 도서 중 1부에 한해 가능하다. 비매품이나 증정용은 해당되지 않으니 유의해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방문 납본
준비물을 모두 챙겨본 뒤, 국립중앙도서관에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그리 멀지 않아 차를 이용했고, 평일 낮 시간을 활용해서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지상주차장은 평일 낮에도 꽉 차 있었고, 지하주차장은 조금 동선이 불편했지만 다행히 물어물어 찾을 수 있었다. 지하주차장은 참고로 디지털도서관으로 지하 3층을 통해 연결이 되어 있다. 지하 2층도 외부로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 그쪽 길은 이용해 보지 않아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확인하진 못했다. 아무튼, 지하 3층 디지털도서관 쪽으로 나와서, 아래 사진에 보이는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나오면 잔디광장으로 나올 수 있다.
그다음, 아래 사진의 화살표가 있는 건물 쪽으로 대각선으로 이동한다. 본관이 아닌 자료보존실에 납본을 해야 하는데, 이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자료보존실 안내표시를 찾을 수 있다. (자료보존실은 사진에 보이지 않는 깊숙한 위치에 있다.)
자료보존실이 위치한 아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보안 장치가 있어 출입증이 있는 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건물 입구에 아래와 같은 안내문이 있다. 필요한 부서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면, 담당하시는 분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점심시간인 12시부터 13시까지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없으니, 이 시간은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담당자분께서는 신청서와 책 2부를 꼼꼼히 확인하시고는, 납본 신청 접수를 완료해 주셨다.
접수 시 안내받은 바에 따르면, 납본 처리 완료까지는 일반적으로 14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도서 종류나 내부 사정에 따라 그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따로 완료되었다는 알림은 오지 않으며, 추후 납본을 신청했던 홈페이지에서 다시 조회해 보거나,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자료 조회가 되면 완료된 것이라고 한다. 길게는 2~3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하니, 넉넉히 기다리고 여유 있게 확인해 보면 될 것 같다.
처음 겪는 납본 과정은 (무엇이든 그렇지만) 신경 쓸 일이 많았다. 하지만 바람서재의 첫 책이 국가의 소중한 기록물로 영구히 보존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모든 과정이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바람서재의 다음 발자취도 꾸준히 남겨보길 희망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