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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데이터 커뮤니케이션의 정석

by Dr Vector

“데이터 좀 뽑아주세요.”

이 한마디로 시작된 요청이, 결국 두 번 세 번의 재작업으로 이어진 적이 있다면—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데이터 기반의 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의 방식'이다.

사실 데이터 직무든 아니든, 일을 하다 보면 누군가와 의사소통해야 할 순간이 생긴다. 분석을 요청받거나, 그 결과를 보고하거나, 때로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모아 전달해야 할 때가 있다.


이 글에서는 데이터 기반으로 소통할 때, 요청과 결과 공유 각각의 상황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포인트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실무에서 이미 충분히 검증된 방법들이며, 누구나 이 프레임을 익혀두면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1. 요청 하나에도 차이가 있다. - 데이터 요청을 잘하는 법

의사소통의 시작은 대부분 ‘요청’이다. 다른 팀이 데이터를 요청하거나, 관리자가 팀원에게 분석 업무를 지시하거나, 클라이언트가 전문가에게 업무를 의뢰하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이때, 아래 항목들을 명확히 하면 작업자는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떤 걸 알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단순히 “데이터 좀 뽑아주세요”가 아니라, 왜 이 데이터를 뽑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산출물의 형태는 구체적으로

엑셀 파일 하나 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 어떤 column, 어떤 지표가 있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산출물의 형태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면, 일의 목적을 공유하면서 데이터 전문가와 함께 산출물의 형태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분석 대상 데이터의 조건

기간: 최근 3개월치인지, 특정 기간인지

단위: 일/주/월 단위 중 어느 것이 적합할지

기타 필터 조건: 예컨대 특정 지역, 특정 상품군에 한정하는지

조건이 구체적일수록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기대치 조율: 현실적인가?

산출물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요청일 수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를 처음 요청 시 함께 판단하고, 기대치를 조율하는 것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다.


원하는 기한은 협의 필수

요청자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완료되기를 희망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언제까지 필요한지 명확히 공유하고, 일정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서로 조율이 필요하다.


[조직이라면] 팀 간 소통: 우선순위 조정

조직 내부라면 의뢰하는 쪽과 받는 쪽의 팀장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한쪽의 급한 요청이 다른 중요한 일을 밀어내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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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숫자보다 해석 -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

작업을 마친 뒤에는 결과를 전달해야 한다. 이때 상대방에 따라 전달 방식도 달라진다. 의뢰인(요청인)에게 전달할 때와 상위 관리자에게 보고할 때는 포인트가 다르다.


의뢰인(요청인)에게 전달할 때

1. 핵심 요약 먼저

의뢰 시 밝혔던 목적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한두 문장으로 요약해서 먼저 전달한다. 이 요약이 핵심이다.


2. 상세 설명

사용한 데이터: 기간, 출처, 전처리 내용

데이터 설명: 각 column의 의미

시각화 자료가 있다면, 그래프 해석 방법

결론 도출 배경: 어떤 로직과 근거로 결론에 이르렀는지

의뢰인(요청인)에게 공유할 때, 숫자보다는 ‘해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설명은 ‘그래서 뭐가 중요하냐’를 중심에 둬야 한다.


[조직이라면] 관리자에게 보고할 때

상위 보고는 간결하면서도 명료해야 한다. 목적은 공유인지,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인지 먼저 정리해야 한다.

1. 단순 공유라면

주제: 무엇에 대한 경과보고인지

배경: 왜 이 주제가 중요했는지

현재 상황: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다음 단계: 향후 진행 계획, 우려되는 점, 도움이나 타 부서와의 조율 필요한 사항


2.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라면

결정해야 할 핵심 사안이 무엇인지

왜 결정을 해야 하는지(상황 설명)

가능한 옵션들 요약: 각각의 장단점, 비용, 시간, 결과 예상

결정이 필요한 기한

보고는 ‘요약 → 핵심 → 옵션 → 제안’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은 소통이 다르다.

데이터를 다룰 때 겪을 수 있는 모든 어려움은 보통 ‘불분명한 생각’과 ‘불분명한 말’에서 시작된다.

요청하는 쪽도, 작업하는 쪽도, 결과를 듣는 쪽도 데이터를 가지고 대화할 대에는 모호함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Fact를 공유하되, 그에 대한 의견과 설명이 논리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수치만 나열하거나 그래프만 보여줘서는 아무도 요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는 익숙해졌고, 더 명확하게 소통하려 애쓰고 있다.

이 글이 데이터 직무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직장인에게 소통의 프레임으로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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