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12편)
브라질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형성되었으며, 전통적으로 자원과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점차 발전해 왔습니다. 브라질은 오랜 기간 농업, 에너지, 광업과 같은 자원 기반 산업에 의존해 왔고, 그로 인해 첨단 기술 개발보다는 전통적인 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집중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브라질은 과학기술 연구와 디지털 혁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제 브라질은 AI, 농업 기술(AgriTech),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그리고 헬스테크와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남미에서 가장 주목받는 혁신 허브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1950-1990년대: 기초 과학 연구의 형성기와 대규모 산업 중심의 기술 발전
브라질의 기술 발전의 역사는 20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50년대부터 브라질은 기술 및 과학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대학과 연구소들을 설립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960년에 설립된 상파울루 대학교(Universidade de São Paulo, USP)와 리우데자네이루 연방 대학교(Universidade Federal do Rio de Janeiro, UFRJ)는 브라질의 과학 기술 교육과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브라질은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농업, 광업, 그리고 에너지와 같은 자원 중심의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브라질의 기술 혁신은 주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국가 연구소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임브라파(Embrapa)가 있습니다. 1973년에 설립된 임브라파는 브라질의 농업 연구를 주도하는 정부 연구 기관으로, 브라질이 농업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임브라파는 열대 기후에서 농작물 재배를 최적화하기 위한 품종 개발, 토양 개량, 그리고 기후 적응형 농업 기술 연구를 통해 브라질을 세계 최대의 농업 생산국 중 하나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기술 상업화와 스타트업 창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기술 개발은 주로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브라질은 과학기술 연구의 범위를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1988년에는 브라질 과학기술부(Ministério da Ciência, Tecnologia e Inovações, MCTI)가 설립되어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정책을 조율하고, R&D 투자와 과학기술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브라질의 기술 혁신은 주로 기초 연구와 대기업 중심의 기술 개발에 집중되었고, 독립적인 기술 창업 생태계는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초기 창업 생태계의 형성과 기술 혁신 모델의 도입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브라질은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는 인터넷 보급과 정보기술(IT) 인프라의 확장이 빠르게 이루어진 시기였으며, 브라질의 주요 도시들(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벨루오리존치 등)은 기술 창업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경제 다각화와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특히, FINEP(Financiadora de Estudos e Projetos)와 BNDES(국립경제사회개발은행)와 같은 정부 기관들이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IT, 전자상거래, 그리고 디지털 서비스 중심의 초기 기술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지만, 딥테크 분야의 성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초기 IT 스타트업의 성공은 브라질 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딥테크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2010년대: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본격적인 발전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브라질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기술 혁신 장려 정책과 글로벌 벤처 캐피탈(VC)의 대규모 투자, 그리고 민간 부문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특히, 브라질 정부는 2010년에 'Inova Empresa'라는 대규모 기술 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하여, 딥테크 창업을 지원하고 기술 혁신을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농업 기술(AgriTech),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그리고 헬스테크(HealthTech) 분야에서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농업 생산국 중 하나로, 농업 기술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Solinftec과 Agrosmart가 있습니다. Solinftec은 2007년에 설립된 농업 기술 스타트업으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하여 스마트 농업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Solinftec의 기술은 농업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자원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하며, 브라질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했습니다.
Agrosmart는 2014년에 설립되어, 실시간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농업 생산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했습니다. 이 회사는 브라질 농부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농업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Agrosmart의 성공은 브라질의 다른 농업 기술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후 더 많은 농업 기술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Bioceres와 Bionexo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Bioceres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하여 브라질의 열대 기후에 적합한 작물 종자를 개발하고, 농작물의 내병성 및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Bionexo는 헬스케어와 바이오테크 산업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여, 병원과 제약회사의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2020년대: 글로벌 시장 진출과 첨단 기술 분야의 확장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브라질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그리고 스마트 농업뿐만 아니라, 신소재, 핀테크(FinTech), 기후 기술(Climate Tech)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또한 재생 에너지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유리한 기후 조건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바이오에너지 생산국 중 하나로, 바이오 연료와 태양광, 풍력 발전 분야에서 많은 기술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Gegadyne Energy가 있습니다. Gegadyne Energy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기술을 개발하여 재생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후 기술 분야에서도 브라질의 스타트업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Climatempo는 AI와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 변화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여, 농업, 재생 에너지, 그리고 도시 계획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첨단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브라질
브라질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초기 성장기를 지나,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AI, 농업 기술, 바이오테크, 그리고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브라질은 독창적인 기술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 부문의 활발한 투자는 브라질이 앞으로도 남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혁신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기후 변화 대응, 식량 안보,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중심으로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혁신을 선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