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의 냉면 사랑
대한제국 제1대 황제 ‘고종’이 사랑한 영혼의 음식은 ‘냉면’과 밀면 그리고 ‘메밀로 만든 국수’였다. 사람들은 고종이 냉면을 사랑해서 긴긴밤을 세우며 야참 들기를 즐겼다고 하지만 고종에게 냉면은 가슴 아픈 운명적인 사랑이었고 눈물이었고 절망을 이겨내게 하는 사색이 꿈틀대는 ‘희망’이었다.
‘’ 내가 이 냉면을 먹을 때만큼은 모든 짐을 내려놓는 궁 밖의 사람이 되는 유일한 시간이오.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
삶아진 메밀로 만든 국수 면에 항상 동치미 국물을 넣고 고명으로는 양지머리, 돼지다리 살, 배추김치, 꿀과. 잣을 놓고 배를 잘라 넣어 먹는 것을 가장 선호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좋아하는 배를 칼로 써는 게 아니라 수저로 둥글게 파서 넣어 주는 레시피를 가장 선호했고 그것을 원했다.
하지만 일면은 그러했으나 고종이 좋아하는 냉면이 수라간이 아닌 궁 밖 국숫집에서 배달시켜오는 일은 나라를 되찾고 싶은 단 하나의 위험을 무릅쓴 독립운동의 행보였다. 냉면을 좋아한다는 명분이 있었기에 은밀하게 독립자금을 운반하고 요원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긴장된 일을 도모하고 추진했다. 나라를 뺏기고 감시를 당하며 철통 같은 하야시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고종의 냉면 사랑, 독립운동가인 궁 밖의 냉면가게 사장을 위장한 그녀가 배달해 주는 냉면을 사이에 두는 시간에는 날을 새면서 독립군들의 정보수집과 나라를 되찾겠다는 자신의 뜻을 펼치는 긴긴밤의 고독하지만 견딜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이용해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면과 사랑을 할 수 있었던 시기에 독립자금이 무려 그때 돈으로 ‘10만 원’ 지금 시가로는 ‘150억’ 정도였지만 결국은 하야시의 집요한 의심을 피하지 못해 그들마저도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를 때 어쩌지 못하는 고종 폐하에게 그들은 이런 유언을 남기며 자신들의 목숨을 바쳤다.
“폐하, 제발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반드시 찾아주십시오.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요. 폐하, 부디 포기하십시오. 저와 이 사람을요.’’
그 긴긴밤을 지새우며 버틸 수 있었던 고종황제의 처절하게 아픈 시간들, 왕궁의 행사 때에도 굳이 냉면요리를 만들게 했던 고종의 사랑하는 법, 그가 먹는 냉면의 동치미 육수는 이 나라를 걱정하는 그가 흘린 눈물이었고, 메밀로 만든 국수를 씹으며 그는 진한 고독을 삼켜야 했다. 적당히 트림을 유도하는 동치미 국물이 아니었다면 수저로 긁어 동그랗게 파주는 배가 있었기에 그는 답답한 속을 풀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고요한 놋그릇에 보관되는 온도를 담고 그것을 즐길 줄 안다. 유일하게 자신의 것을 사랑하며 그것을 놓지 않는다. 그것이 비록 실패로 끝날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로 멈추지 않으니까.
고종은 단맛을 찾아 야참을 즐기는 미식가가 아니라, 사색의 도구가 냉면이라는 야참이었으며 공간이었고 가슴 뛰게 하는 절실한 고독 속에 피우는 소망이었다.
마음을 열어 듣지 않으면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마음이란, 가슴속에 사는 마음이 있지만 마음에도 '눈' 이 있어야 한다. 마음의 눈이란 일과 사물을 바라보는 섬세한 관찰력이며 그것을 해석하는 자신의 수준이 된다.
하나의 일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고 그냥 보면 무심한 말이나 표현을 하게 되지만 자세하게 다가가 그것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 그것을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유심을 찾을 수 있다. 그처럼 인간관계에 일어나는 일들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마음의 눈을 뜨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 하나가 좌우하는 일상의 움직임이 크게 다른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하나를 오래 깊게 바라보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 바로, 독해와 이해, 문해력 이 모두가 마음의 눈을 뜨고 자신과 주변을 관찰하려는 의지와 노력이며 하고자 하는 시작에서 그 힘을 기를 수 있다. 단순히 하나만 사고하는 사람과 그 하나 속에서 이유를 발견하는 사람은 찾을 수 있는 진실이 우리 사는 세상에 ‘사랑’으로 다시 태어난다.
오늘을 지나는 태양은 내일의 태양이 되어 다시 우리 곁으로 오고야 마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 그대의 생각과 태도가 무엇인지 좋은 마음과 곧은 시선을 갖추는 감사함으로 오늘을 겸손하게 살라. 세상을 빛내고 있는 빛이라는 것은, 각자 자신들이 비추는 매일의 파장들이 모여 동그란 해를 만드는 거니까,
이순신 장군의 삶을 재해석한 김종원 작가님 저서 ‘나를 지키며 사는 법’을 읽으며 우리는 또 하나의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기를 수 있다. 언제나 타인에 대한 관심은 접고 자신을 향한 눈을 뜨며 ‘나’라는 역사가 존재해야 ‘너’라는 역사도 소중해 지기 때문이다. 고종황제와 이순신 장군처럼 시대의 위기를 겪으며 백성과 나라를 구하기 위해 진정한 사랑을 품은 마음은 손과 발이 묶이고 총과 칼이 위협하는 상태에서도 살아낼 방법을 찾아 오히려 위기를 희망으로 도약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수없이 죽음으로 희생하며 닦고 지켜 낸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굳건히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을 펼치며 살아가야 한다.
“바로, 나를 지키며 오늘을 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