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낭송 (6분 56초)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오늘은 아이를 내려주고 친정 집으로 가서 두 시쯤 이삿짐 차가 올 때까지 그곳에 모여서 함께 작업을 하기로 했다. 엄마는 오늘 오후 이사가 마무리되면 이미 많은 짐이 정리된 일부를 이사업체에 보관하고 엄마만 아빠가 계시던 아파트로 가시는 날이니까.
대략 4년째 계속해서 내놓았던 집이 이제라도 나가고 좋은 일과 마음 아픈 30년 이상의 추억들이 가득한 그 집과 오늘 이별을 해야겠다. 이 집에 새로 올 주인은 젊은 부부인데 아주머니의 친정과 가까운 주택을 골라 아이 한 명과 살게 되는데 리모델링 값으로만 1억 그보다 많은 거의 2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하며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살릴 거라고 한다.
주변에서 보면 마흔 그리고 쉰이 되지 않은 연령층이 살게 될 내 집에 대해 과감하게 도전? 하듯 결정하는 걸 보면 겂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한 편으로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게 부럽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앞으로 다가 올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누군가의 현실적인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날씨도 좋고 하늘마저 푸르는 날 아빠가 설계하고 지으신 오랜 역사가 함께 하는 집에 한 가득 피어나고 벌들이 춤추고 머무는 곱다란 동백나무도 아빠가 옮겨 심으신 감나무도 이제는 어디론가 아빠의 냄새처럼 사라지는 것 같아 집에서 나오기 전 그 나무와 집들을 눈에 넣고 아빠를 보듯 사진에 담으며 아픈 이 마음을 꼭 꼭 묶으며 가던 길을 다시 돌아 집으로 돌아왔다.
인간이 가진 게 모두 가 내 것이 아니라는 말 가장 순수하게 가지고 가야 할 일상의 사명만이 인간이 가진 오늘이며 내일이기를 그저 마음과 생각에 담는 자가 현자일 것이다.
아빠는 그렇게 78세의 생일을 맞이하듯 시골집도 말끔하게 정돈하셨고 이렇게 우리와의 못다 한 시간을 준비해주시듯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아빠와의 해야 할 더없이 많은 시간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이 모두가 아빠가 우리들의 가슴속에 원망이나 미움 아픔들을 모두 물리고 함께 했던 시간들을 한 편의 영화가 되기를 미리 각본을 짜 주신 거라는 모든 것에서 아빠가 보내는 아름다운 마음인 것만 같아 그러므로 아빠의 온기가 계속해서 떠오는 영상이 된다.
아빠가 이대로 유지하시는 게 최선이라면 아빠에게 지독한 아픔이나 고통이 아닌 그것을 이겨나가는 아빠의 오늘을 가득 기도드리고 소망드린다. 함께 했던 많은 날들을 이제 어떻게 다 안을 수 있을까 역시나 면회도 아빠가 휠체어를 타실 정도가 아니라서 위급 시에만 코로나 검사를 받고 병실에서 면회가 되는 것과 가능한 영상 통화로 뵐 수 있게 하는 것 같아 아삐가 더 많이 그립고 그날들이 계속해서 보고만 싶어서 이제 어찌하나요.
202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