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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Dec 17. 2021

삶이 그대를 흔들지라도 긍정을 부르는 마음의 법칙

오늘의 인문학 낭송 (4분 50초)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행복한 사람 음악과 함께 합니다.

큰아이가 바라던 1순위 사범대학교 합격자 발표 예정일 전날 밤에 공지가 뜨자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한다.

지방 국립대라서 매일 등교할 일이 나로서는 조금 번 거로 울 것 같은데 아이에게는 그것보다 우선 가고 싶어 하던 사범대라서 마음의 감동이 크다. 나머지 학교 발표는 아직 알지 못하나 어쨌든 최근에 맞이하는 기쁜 일이며 아이가 소망하던 자기 안에서 이루는 결과인지라 가장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이 내게는 그저 함께하는 축복이다.


차라리 잘 된 일이다. 브런치 수상에 안된 내가 있어 아이에게 그 빛이 향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내 마음도 따라 안도의 숨결이 바람처럼 흐른다. 3년 전 까마득히 3년 후 책 출간을 할 거라고 말했던 나의 꿈이 벌써 3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안에 담긴 지성을 따라 떠난 나의 길이 곧 하루라도 그저 보낸 적이 없는 나로서의 삶이었고 브런치 북으로 출간한 책들이 있어 내가 걸어온 그간의 소중한 무엇이든 지금 이 순간 내 삶의 길이 자랑스럽다.


부스터 샷 3차 접종을 하고 이틀 째인 오늘까지 집에서 쉬고 있는 큰 아이와 함께 아이방 물이 새는 보일러 배관을 이번에는 조금 더 확장 공사가 시작되고 살고 있는 곳이라 아이의 짐을 밖으로 빼고 장판을 벗겨 수리하다 보니 시멘트 가루가 벌써 온 집안에 날리고 도배와 장판까지 하게 되었으니 너무나 미안하게도 세 번째 공사로서 실비 보험청구를 보험회사에 해야 하고 나머지 부담 금액은 우리가 지불하며 아이방을 고쳐야 한다. 그저 최소한의 아이 보험을 넣은 해상 화재에서 이렇게 큰 혜택을 받기가 감사하면서도 서류를 제출할 때마다 설계사인 아는 동생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이 민망한 마음이 먼저 든다. 세 번째 공사할 까지 자주이다 보니 두 번째 서류를 접수하며 아니나 다를까 설계하는 동생에게서 이런 전화를 받았다.


“언니! 보일러 파이프가 왜 이렇게 자주 터진대요.

언니처럼 작은 보험료를 내면서 벌써 두 번째인

경우는 흔치 않은데 아들 꺼 보험 하나 미리 넣는 게

어때요?”


그래. 이 말을 듣기 전부터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나도 짐작한 부분이니까. 한 번쯤 나라면 실비 청구를 하지 않을 마음이 있다. 이유는 지금은 자주 볼일이 없는 설계사 지인에게 또 전화를 어렵게 걸어 아쉬운 부탁을 해야 하는 것부터 내 마음이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 사람은 그런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당연한 듯 시도하는 다른 사고 하나에서부터 시작되는 일상과 삶을 바라보는 의식이 다름을 받아들이기가 내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그렇게 정당하게 따르는 거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과 감정과 감성으로 느끼는 사람의 정서가 매우 다른 이유라 할 것이다.


이렇게 집 근처 다른 집의 인테리어 공사 소음과 우리 집에서 바닥을 부수는 작업을 하며 오늘은 오후까지 작업이 계속돼야 우선 마무리를 하고 방바닥이 완전히 굳을 때쯤 아이방 벽지와 장판을 새로 꾸밀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시간도 흐르고 세월도 흐른다. 매일 내가 나에게 찾아와 깊게 파고드는 인문학을 찾아 떠나는 지성과의 시간이 있으므로 어떤 상황이 다가와도 그것을 부정하는 게 아닌 받아들이고 나라는 삶에 익숙해지는 것 늘 그 하나를 보며 내일을 기대한다.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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