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만큼 생생한 오늘을 그리는 법

오늘의 인문학 낭송 (6분) 추어가 남원 추어탕

by 김주영 작가

교보문고 오늘의 책 마지막 질문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인문학 글 낭송

비가 촉촉하게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오늘 토요일 주말이 시작되고 다음 주로 미룰까 하던 어깨를 치료받는 병원에 가는 게 낫겠다 싶어 나서며 많이 기다리지 않고 다시 아픈 어깨의 그곳에 주사를 맞고 약을 지었다. 오늘은 집 근처 아직은 한적한 위치에 존재하는 추어탕 집을 가고 싶었고 오랜만에 내게는 늘 하나인 인문학 달력과 인문학 다이어리 그리고 최근에 출간된 인문 도서 신간 마지막 질문 책을 쇼핑백에 담았다. 광산구 어등대로 추어가 남원 추어탕이라는 이 식당의 좋은 점은 식당 앞 밴치에 앉아 잠시 자연의 풍경을 느낄 수 있어 그 시간을 보내고 싶기 때문에 한적한 마음의 의자에 앉고 싶을 때 화려하지 않기에 하늘이 더 잘 보이는 이곳의 주변을 눈에 담고 싶어 한 번씩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생겨난다.


더구나 이런 날씨에 비와 바람과 바깥을 눈에 담는다는 건 자연에게서 찾는 일상의 순간이니까. 이 식당에도 추어탕 가격이 9.000원에서 1.000원이 인상되어 10.000이 되었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요즘 시대를 이해하면 그럴 수 있는 가격이 될 것이다. 이 식당 반찬에 나오는 인삼 튀김이 처음에는 설마 인삼튀김? 이 맞나 싶을 정도로 먹음직스러운 튀김이 1인에 한 개씩은 정해진다. 이곳에서 만든 따뜻한 두부와 이온정수기 물을 이용해 노란 조를 조금 섞어 만든 압력솥 밥 맛이 일품이라서 여기에서 만나는 특색이며 다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브런치 카페가 하나 있고 1KM 정도 더 들어가면 언젠가 아이들이 찾아낸 퓨전 음식 카페가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으니 아이들과 바람을 즐기기 조용한 곳이라서 참 좋은 고요함이 더 좋다. 다만 이 식당 바로 옆에 타운하우스가 조성되는데 아마도 여름 아니면 가을쯤 분양소식이 있을 것 같은데 위치와 운치가 내가 생각하는 우리 집인데 시세가 지금 한 참 비싼 동네 가격 수준을 능가할 거라는 식당 주인의 정보가 있어 집값이 오르고 이제는 이 식당의 주변도 예전 모습을 잃을까 괜스레 아쉬운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식당에는 언제나 노모 노부 가족이 함께 며늘님이나 아들 딸 함께 일 때도 있고 한 분을 조심스럽게 부축하고 손잡고 식당 안으로 들어오는 자제분들의 모습이 있어 다정해지는 순간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들깨가루와 썰은 부추 마늘과 땡고추도 국에다 추가로 듬뿍 넣어 먹는 보양식이 될 테니까. 나는 언제나 국의 양이 반틈 정도라서 반틈은 꼭 다시 포장해 와 집에서 저녁으로 함께 한다. 계산을 하고 나면 미니 뻥튀기를 두 개씩 담아 인분에 따라 개수에 맞게 나누어 주는 게 식사 후 입가심으로 먹기에 딱 좋은 것 같은 마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어젯밤 잠시 아빠가 병원에서 외출하셔서 만나는 꿈을 꾸었고 이렇게 가까이서 우리가 함께 모이는 아빠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고 마음속으로는 이 시간이 아까워 이대로 계속 함께 살고 싶은데 아빠는 일주일에 3번 4시간씩 신장 투석을 해야 하는데 그 모두를 잊고 언제나처럼 그 모습 그대로 걱정없으신 표정과 아빠의 품위 그대로만이 햇살 비추는 따스한 날 소풍을 즐기는 그 순간처럼 행복했다. 오늘 이 식당에서도 나는 아빠를 모시고 앉아 손을 잡고 아빠를 뵈었으니까.


식사를 마치고 벤치 탁자 위에 물이 젖은 건 아닌지 확인하고 다이어리와 달력 그리고 책 3종 세트를 조심스럽게 펼치고 돌 섶 사이로 피어난 노란 수선화 꽃 한 잎을 그 위에 장식했다. 언제나 곁과 공간에서 함께 숨 쉬는 지성의 숨결을 따라 자연의 향기는 늘 그대로 변함없는 우리의 햇살과 진실이다.


202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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