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3분 14초)
글쓰기와 책 쓰기.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지성 김종원 작가님과 나누는 인문학 수업
김주영의 브런치 북 신간 소식입니다.^^
‘맑다.’ ‘따스하다.’. 지나온 계절의 모습을 돌아오는 날들이 기억하라는 듯 이제는 하얀 솜털로 피어나는 그들의 모습이 사람들의 눈과 마음에 하염없이 흐드러진 눈이 부신 희뿌연 형상이 되어 자신들의 나무마다 피어 나와 세상의 거리를 비추는 꽃들이 만개하는 비로소 완연한 봄의 전령 ‘벚꽃’ 들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오늘의 잔치를 연다.
항상 지나던 그 길목에는 늘 아름답다며 지나친 그날이 언제인지 이날이면 항상 함께일 거라고 여기던 단 한 사람이 가는 길에도 도착하는 곳 어디에도 없어 차마 주변을 제대로 보고 싶지는 않아 마음으로만 이 길을 조심스럽게 지나며 걷고 싶다. 샤랑 하는 그 사람이 곁에 있고 없고의 계절은 이처럼 다르지만 세상은 언제나 변함없이 오늘의 해가지고 내일의 해가 뜬다.
어어령 박사님은 자신의 모든 병을 그대로 흡수했고 먼저 떠난 자신의 따님보다 ‘10년’을 더 살았다는 자신의 날들이 선물이라고 하는 죽음에 이르러서도 결국 소년의 삶을 끝까지 살다 먼저 가신 죽음 앞에서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의 질문 속에 자신을 두지 못하는 일을 고민했다. 마지막 눈 감는 순간까지도 다음 주에 약속한 예정된 일을 함께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메일 회신으로 단 한 사람에게 더 좋은 마음을 전하려는 마음과 글을 빚다가 저 먼 나라로 가는 날개라는 티켓을 펼친 후 자신의 모든 창조물들을 세상에 온전히 남겨두고 남길 수 있는 영과 육 중에 구분하기 조차 끝이 없을 만큼 그럴 수 없는 것들을 안고서 훨훨 날아가셨다.
마지막 남긴 영상을 보는 내내 변하시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지금 병원에 누워계신 친정 아빠를 또 다른 시선으로는 벌써 9년 전쯤 어린아이들을 두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암 진단을 받던 날이 떠올랐다. 그 이후 내가 살아야겠다고 미치도록 삶의 길을 떠나고 싶던 그때의 마음이 일상에서 길을 떠나는 삶을 살고 싶던 커다란 모름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 간절한 것들을 갈망할 때 반짝이는 김종원 작가님을 만나고 내가 살아갈 날들을 내 것으로 쓰며 살 수 있게 된 오늘이라서 고 이어령 박사님께서 세상과 사람들에게 남겨주신 그의 ‘마지막 선물’을 보며 내가 간직하는 지성의 의미가 더욱 깊게 하얀 벚꽃의 비로 승화하여 땅에 내리듯 소리 없는 침묵이 되어 나에게로 떨어지는 단 하나의 꽃과 잎과 줄기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로 자라기를 사뿐히 내 마음과 생각으로 다가오며 육신을 어루만진다.
그 후로 새로 태어난 사람이 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날들 오늘 죽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내 마음과 생각을 바라보고 똑같이 주어진 오늘이라는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살고 싶은 날이 존재할 때 우리는 내 삶과 죽음에 낯설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 출간된 인문 지혜서 ‘마지막 질문’에서 우리는 일상에서 질문해야 하는 삶과 죽음까지도 자신의 인생에 설계하게 되는 준비와 시작을 할 수 있다. 인문학의 대가 김종원 작가님이 바라본 글쓰기 30년 20년이라는 고독이 동행하는 긴 사색의 길에서 삶과 죽음을 함께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권하는 짙은 철학의 향기를 질문할 수 있으니 그저 온도와 성분과 반죽을 성찰하여 만들어 주신 귀한 빵을 먹듯 바라보고 읽고 쓰며 스스로 발견해 간다는 일이 얼마나 근사하고 품위를 지향하는 일이 되는 것인가.
삶도 죽음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경건한 축복이다.
매일 잘 살고 싶은 것을 고민하는 것처럼 매일 잘 죽는 법을 삶에 놓을 수 있는 것이 하루를 살더라도 자신 앞에서 언제나 당당하게 그러므로 난 세상에 태어나 죽을 만큼 잘 살다왔노라고 큰 소리로 외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지성의 길에 선다. 오늘도 변함없이 나라는 태양과 지성의 별을 오가는 사이 가장 선하고 맑은 인간 내면의 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듣고 싶은 까닭에 나 하나의 온전한 삶과 죽음이 무언지 묻고 싶어서 장렬한 빛이 있거든 근엄한 어둠이 있듯 오늘도 좋은 작가님이 쓰신 양서를 따라 읽고 보고 쓰고 말하고 생각하는 일이 이토록 진리의 샘물이며 죽어도 살아서 영원히 멈추지 않고 새어 나오는 지성이 보내는 진한 피가 흐르는 신호일 테니까.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계신 당신 덕분입니다.
죽음이 나를 불러도 영원히 지지 않은
사색에서만 견딜 수 있는 꽃의 진실이 되어
다시 오늘과 함께 마음과 생각을 찾는 당신의 그 빛처럼
숭고한 나로서 태어나 오래도록 살 것입니다.”
20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