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도 끊임없이. 연결되는 삶의 질문들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김종원 저) 낭독

by 김주영 작가

친정 아빠 곁에는 언제나 다양한 과일과 야채 (오이, 토마토)등이 가득했다. 한 참 꿈을 찾지 못하던 시절에 이렇게 넘치지만 주체하지 못하는 과일로 무엇을 할 수 있지? 생과일 가게를 하면 좋을까. 과일 주스를 함께 갈아 판매하는 건 어떨꺄를 상상한 적이 있다. 다만 과일과 야채의 유통기한이 짧아 어떻게든 싱싱하고 빠르게 공급과 수요 판매의 원활한 재고정리가 이루어져야 하니까. 항상 출근할 때 아빠 차 조수석에 앉아 질문하곤 했다. 그러나 늘 생각으로 그쳤고 더 좋은 구상으로 연결하지 못하곤 했다.


어제 한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연 매출이 높은 일을 하고 있는 과일가게 사장 부부의 스토리를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누구는 하고 누구는 생각에 그친다는 다름의 기회를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1. 수박 껍질을 벗겨 속만 먹기 좋게 포장 용기에 담아 판매한다.(수박값에 용기값 천 원이 추가된다.)


2. 여러 가지 과일을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잘라 하나가 된 컵으로 판매한다.(비싼 과일도 이렇게 저렴한 한 가지가 아닌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3천 원이면 맛볼 수 있다.)


3. 파인애플 껍질을 벗겨 속만 담아 판매한다.

(이것도 껍질을 벗기고 버리는 과정을 이곳에서 미리 하고 노란 속만을 그대로 집으로 가져갈 수 있어 편리 하다.)


이 세가지만 보아도 주인이 하는 일이 조금 번거로울 수 있으나 구매자 입장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와 사서 들고 이동하는 동안에 무게의 불편함이 덜어지고 한 번에 다양한 과일 맛을 볼 수 있어 좋다. 그로 인해 믿고 구입하고 싶은 과일가게가 되며 돈과 많은 손님 과일의 회전이 잘 이루어지는 싱싱한 과일 가게로 성장할 수 있는 비법이 된 것이다.


한 번은 아빠 회사에서 풍족한 수출 오이를 들고 도심 주변 아파트 공터에서 열리는 시장으로 나가 친구와 함께 오이를 판 적이 있으나 단가와 수입이 절대 맞지 않았다. 반들 반들하고 크기가 일반 오이에 비해 상당히 작은 사이즈인데 일반적인 가격에 비하면 값은 비싸고 크기는 작으니 이걸 굳이 사겠다는 소비자가 극히 드물었다.


인간이 꼭 먹어야 하는 풍족한 과일을 볼 때마다 그 시절의 질문들이 떠오르는 건 젊은 날 20대 청춘 내가 풀지 못하는 내면과 미래에 잘 살고 싶어 꿈꾸고 싶던 아련한 마음이 함께 떠오를 때가 있다. 과감하게 동그란 수박을 벗겨 붉게 핀 장미처럼 향긋한 수박이 자잘하게 정리되는 모습을 보았고 항상 여름이면 무거움이라는 번거로움에 굳이 사지 않은 수박을 해마다 한 번 농협에서 사무실에 보내온 증정권으로 3만 원 상당의 커다란 수박을 선물로 받아 언니 나 동생이 이렇게 3등분 해 나누어 오는 길에 아빠의 마음을 그대로 나눈 날이기 때문이다.


항상 가장 좋은 마음과 말과 모든 것을 아무런 바람 없이 보내주시는 친정 아빠가 나는 그립다. 다 주고도 이제는 가까이할 수 없이 점점 사는 날에서 하루씩을 지워가는 아빠가 보여주신 모든 사랑이 지금도 그때처럼 내 곁에서는 함께 머물고 있으니까. 이렇게 될 줄 어느 날인지 기약할 수 없는 우리의 날이 지금도 계속되는 거라서 그 사랑 가득 영원히 지지 않을 부모에게 받은 마음이 살아서 내 일상에서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을 테니까.


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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