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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Dec 01. 2020

시처럼 글처럼 하나의 사랑을 발견해 가는 중년의 길

김종원 시집을 읽다가,

1. 헤어진 후, 앞으로 당신에게 닥칠 아무리 큰 그리움의 고통을 예상하더라도, 당신은 그 이상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너에게 말한다. ‘이별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김종원 시집 (2003. 6.5)

2. 살아간다는 게 상처와 상처를 비비는 일이겠지만 당신과 상처를 나눈다면 나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김종원 시집, 좋은 사람 (2004.11.11)

이른 아침 늘 가까이에 두는 작가님의 시집을 넘기고 넘겼다. 스무 살 시절에 시를 쓰겠다고 한 달 월세 ‘15만 원’을 내고 커튼이 문으로 만들어진 고시원에서 하루에 컵라면 하나를 다 먹지 않고 다음날까지 들며 고독하지만 행복한 작가님만의 사색 속에서 시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종원의 시는 그래서인지 늘 그 나이보다 깊으며 철학으로 채운문장들이 시집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작가님의 시집을 구하기 위해 며칠을 찾고 헤매던 ‘7일 동안’  기다릴 수 있어서 행복했던 작가님의 시집을 들고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 마음으로 별빛 눈물을 흘리며 세월 속에 잘 지내다 나에게로 온 책을 품에 안았다.

한 줄, 한 글이 시가 되고 글이 시가 되는 작가님의 한결같은 세월들이 지금도 함께 빛날 수밖에 없음을 실감하게 하는 아픔과 고통을 지나며 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가는 발걸음으로 인간에게 전해야 하는 가슴 떨리는 울림이 있기에 그리움은 배가 되고 눈물은 희망이 되어 마음은 사랑을 전할 수 있음에 가슴이 먹먹하고 시리지만 그러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손을 잡으려는 김종원 시인의 선명한 마음이 여전히 살아서 숨 쉬게 하는 ‘20년’ 이 흐른 후에도 한 사람의 마음을 부여잡으며 아침의 창을 열듯 시와 함께 고요를 마주한다.


차마 아파서 더 읽지 못하고 눈으로 읽고 그저 쉽게 넘길 수 없는 나는 침묵으로 다시 책장을 넘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그렇게 해야만 하는 어쩌지 못하는 간절한 ‘소중함’이다. 쉽게 써 내려가지 않았기에 어렵게 쓴 글을 보고야 말았고 읽는 사람 또한 절대 쉽게 읽지 못하게 되는 사실을 인정하는 진실인 것을 살아가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젊은 청춘이 ‘25년이라는 시간을 글을 쓰는 동안에 나는 무엇을 간절하게 하며 살았을까, 이제야 찾은 중년의 길에서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종원 작가님의 글 그리고 책들과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며 늘 좋은 일, 좋은 마음, 좋은 삶을 준비할 수 있어 가끔 행복을 전하는 이벤트를 열며 기쁘게 참여해 주는 손길을 잊을 수 없고 내가 열어가는 마음을 함께 하지 않는다 해도 다시 또 만날 수 있는 인연을 기다림으로 유일한 그날들을 기대해도 좋다.


살아가는 인생을 아주 편한 마음으로 상쾌한 기분으로 기쁘게 여기며 흔들리지 말고 당신의 자리에 설 수 있음은,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사랑의 귀함을 곁에 두는 사람이다. 힘듬을 구해내는 것도 사랑이고 이 세상 안에서 가장 강한 것도 사랑하는 마음을 쓸 줄 아는 일이니 그것이야말로 지성으로 가는 공부의 길에 서는 일이며 삶에서 긍정과 희망에 닿아가는 자세가 된다.


그대가 일상에서 말하고 쓰는 단어 하나는 사람을 살게 하는 가장 큰 소망이며 빛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2020.12.1

김종원 20주년 시집 낭송

이별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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