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2분 41초)
김종원 작가의 카카오 스토리
좋은 현실을 주면 좋은 미래를 받는다.
김종원 작가의 네이버 블로그 글 출처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낭송
어느새 큰 아이 나이가 ‘19살’. 이 되었고 결혼을 하고 난 후 ‘16년’ 동안 하루가 지나가는 매일 밤 내가 아빠께 드리는 게 아닌 아빠께서 나에게 문안 전화 거는 일을 빠트리지 않으셨다. 둘째 아이가 언어 소통이 가능한 세네 살 때부터는 외할아버지와 직접 통화하는 특별한 시간이었으며 그 과정을 보내며 잊지못 할 기억을 만들어 주신 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그렇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는 일이 쉬운 것 같지만 그것은 아빠가 생각하는 마음이 전하고 싶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수업이 었을 거라고 나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도 아빠의 무한한 사랑이라는 땅에 서서 그 마음길을 걸으며 살고 있었을 테니까
풀지 못하고 살아가는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더한 사랑을 받아야 했고 사랑하면서도 아픈 나날을 지나며 또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며 세월이라는 강을 지나왔겠지
그러나 사실 산다는 게 부모와 자식의 일에서만큼은 잘잘못을 따져서 자로 잴 수가 없는 연대와 정서 환경이 다르기에 그저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살기까지가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야 겨우 잊고 살아갈 때쯤에 부모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게 어찌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인생이라는 걸까
날이 맑아서 비가 와서 다시 아빠가 보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다. 잠이 겨우 들어 깬 이른 새벽에 병원 신경계 중환자실에 전화를 걸어 담당 간호사에게 아빠의 안부를 물었다. 다행히 눈을 뜨신 시간도 길어지고 코로 연결한 링거로 영양도 드시고 계신다며 조금 더 좋아지고 계신다고 말해주었다. 모두가 물러가고 지나가듯이 흘러간 시간을 보내고 다시 아빠를 꼭 안고 사랑한다는 말을 계속 계속 전하고 싶다.
오늘은 새벽 병실에 전화 거는 일을 하지 않았다. 보호자 1인을 지정하는 규칙이 있기에 내가 아닌 여러 사람이 전화를 거는 것은 좋지만 아빠를 케어하는 담당 간호사를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서 하루 1번 지정 보호자에게 의사가 직접 통화로 보고하는 일과 별다른 소식을 받지 않는 한 하루 1번씩만 전화 거는 일은 남동생에게 기회를 주기로 선의의 규칙을 정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아빠 생신이 있고 하루 시간을 만들어 맛집도 가고 공기 좋은 사찰에 들러 나들이하자고 5월에는 그러자고 약속했는데 오늘도 창밖으로 흐르는 공기의 소리를 따라 아빠가 하늘만큼 그리워서 눈을 감고 말았어요.
“보고 싶은 아빠 오늘도 많이 사랑하고 소망합니다.”
20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