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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빛나는 우리들의 모습

좋은 글 낭송 (1분 32초)

by 김주영 작가

문해력 공부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낭송

김종원 작가의 블로그 글 출처


열 시에 갈까 열한 시 까지 도착할까 식사시간 전에 도착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준비한 게 열시가 조금 지나 병원에 도착했지만 밤새 수면을 못한 아빠는 계속 꿈나라다.


“아빠, 보고 싶어서 빨리 왔는데 일어나봐 아빠”

계속 흔들며 깨우는 나에게 겨우 한마디로 대답하신다

“뭘, 보고 싶다고 보고 싶어하지 말어야”


비몽사몽 겨우 말을 잇고 일어날 줄 모르는 아빠가 아이처럼 누워 계신다. 링거도 빼고 손에는 검은 끈이 달린 보호정갑을 끼고 계셔야 하지만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것과 지나가는 시간이 우리를 대신할 거라는 희망 하나가 주말 아침 맑은 오늘 한적한 병원에서 보이는 유리창 사이로 비추는 햇살과 이름모를 새들이 소리내며 인사를 전한다.


잔잔한 바람이 빛과 그늘을 만들어 내는 나뭇잎을 스치고 새들이 들려주는 알 수 없는 이 사연을 우리는 알고 있겠지.황막한 병원에서 아빠 옆 빈 침대에 누워보는 이 짧은 시간이 바로 평온이며 자유라하자. 아빠의 건조한 발에 젤을 발라드리고 아빠 얼굴도 만져보고 아빠의 힘없는 팔도 주무르고 아빠가 깨시지 않아도 곁을 지켜드리는 오늘이 있어 이곳에서 또 숨을 쉰다.


점심 식단이 나오자 주무시는 정신을 몸만 일으켜 앉히고 평상시 좋아하시던 국을 아들이 공수했다는 말에 “국 좀 더 주라” 손짓을 하는 아빠의 무의식적인 의식을 보며 그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통화를 하며 아빠가 빈혈 수치가 높다는 말에 아빠께는 단 한 분의 누님이자 나에게는 고모가 ‘마른 피문어와 황태’ 를 달여서 드리라고 약 값을 보내주셔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수산시장을 들러 싱싱할 것 같아 입구에서 바로, 생물 한 마리에 25.000 원 과 28.000 원의 가격을 주고 두 마리를 구입했다. ‘고모께서 왜 마른 문어를 사라고 하셨을까?’ 황태를 사기 위해 건어물 가게를 들렀는데 빈혈이 있으신 분들의 약용에는 마른 문어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른 문어 가격이 고모가 말씀 하시는 값보다 20.000 원 이나 더 비싼 90.000 원이라는 걸 5.000원 할인을 받은 금액을 주고 살 수 있었다. 황태만 여러마리를 사서 대추와 고운 후에 드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니 꼭 필요한 처방을 알게 된 것 같아 많이 반가울 따름이다.


아빠가 어지럽다고 할 때 미리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남동생이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 다음 검색에 나오는 신장에 좋다는 게시물을 보고 어느 브런치 작가의 글을 소개해서 보았는데 ‘개다래와 감초’를 달인 물이 좋다고 해서 이러다가 우리가 ‘허 준’ 이 될 것 같다는 다양한 상상을 한다. 자기 분야에서 이렇게 친절한 정보를 각 각 소분할 수 있는 그램과 용량과 용법 까지를 자세하게 소개하는 브런치 카페가 있어 새벽 시간 생각을 구하는 동생에게 찾던 하나의 답을 주었다는 사실이 어쩐지 감사해야 할 일이 되는 거다. 가끔 누이의 글을 읽는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브런치의 다양함이 내게 미소를 나눠주는 일상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느날 힘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처럼 꼭 필요한 구원이 되는 빛을 남기듯 늘 바른 마음으로 좋은 글과 생각을 쓰는인간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 겠다.


20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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