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나의 진단명
03화
편도선염
편도선절제술
by
큰 숨
Jan 8. 2025
감기만 걸려도 편도선이 붓고 열이 잘 났던 터라 자연스레 항생제를 자주 복용 했었다.
편도선염의 빈도가 잦아질수록 3세대 항생제를 먹어도 잘 안 들었고 편도선염으로 응급실에 가는 횟수가 증가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 쿵쾅쿵쾅 쿵쾅쿵쾅 ”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뛴다. 덜컥 겁이 나 얼른 내 요골동맥을 잡고 맥박을 세었다.
“ 99, 100......... 110.... 120...??? ”
‘ 뭔가 잘못 됐다! 빨리 응급실 가야 해 ’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다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고대 OO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심장 박동 소리가 택시 안을 가득 메운다.
응급실에 들어서며
“ 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요. 너무 힘들어요... ”
“ 환자분 이름이 뭐예요? 저희 병원에 오신 적 있어요? ”
“ 내분비내과 진료 보고 있어요.. ”
가까스로 주민번호와 이름을 말하고 중증응급환자구역으로 배정되었다.
응급실은 환자 증상에 따라 여러 구역으로 나뉘는데
그 당시 응급실은 비응급, 소아구역, 중증응급, 소생실, 처치실 등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출처 - 충북대학교병원 권역응급센터
현재는 구역이 좀 더 세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침대에 앉으니 몇 명의 간호사분이 내게 달려들어 환복 시키고 심전도 모니터링과 혈압계를 부착하고 체온과 동맥산소포화도를 측정했다. 다른 건 기억나지 않는데 내 맥박수가 125~130회/분이었다는 것과 체온이 40도였다는 것은 기억난다.
수액과 항생제 등등 여러 처치를 받아서였을까?
내가 잘못되어도 나를 살려줄 의료인들이 있는 응급실에 있어서였을까?
내 심장은 조금씩 진정되고 있었다.
각종 피검사와 X-RAY, 염증검사 등등 많은 검사를 하고 한참 뒤,
나를 진료해 주시는 내분비내과 담당 교수님이 오셨다.
“ 무슨 젊은 사람이 편도선염으로 응급실까지 와요? 입원해서 이비인후과 치료 잘 받고 퇴원하면 내분비내과에서 봐요. 편도선염이 심해서 고열에 심장까지 빨리 뛴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웃음) ”
다행히 검사결과 갑상샘중독증은 아니었다.
그렇게 입원 후 급성기 치료를 받아서 널뛰던 심장도, 떨어지지 않던 고열도 제자리를 찾았다.
“ 성인에게는 편도선 수술을 잘 권하지 않는데 환자분은... 수술합시다. 항생제도 잘 안 듣고, 증상도 심하게 나타나니 이럴 경우에는 수술을 권합니다. 일단 퇴원해서 경과 관찰하고, 수술 일정 잡아서 수술하죠. ”
회진시간에 이비인후과 교수님이 오셔서 이야기했다.
내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기에 지체 없이 " 네"라고 대답했다.
처음으로 받는 전신 마취 수술.
긴장도 되었지만 이 지긋지긋한 편도선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수술 후 엄청난 일이 생긴 다는 건 짐작도 하지 못한 채 마냥 편도선염에서 해방된다는 것에만 들떠 있었다.
<수술 후>
첫 1주는 투게더를 엄청 먹었다.
처음에는 엄청 맛있었는데.. 약으로 먹으니 투게더가 쓰게 느껴졌다.
그래서 맛있는 초코알갱이가 있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한 숟가락 듬뿍~ 입안으로 쏙!!!
‘ 아....... 아프다.. ’
이 작은 알갱이가 이리도 아프다니...!!!
아주 작은 알갱이라도 너무 아팠기에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다.
미음으로 시작해서 죽을 얼마나 먹었을까...?
낫기는 하는 걸까..?
‘ 아픈 거 나으려고 수술했는데 먹는 게 이렇게 고역 일 줄이야. ’
그렇게 한 달 남짓 시간이 흐르니 웬만한 음식은 먹을 수 있었지만, 매운 음식은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져서 먹을 수가 없었다. 편도선 수술 전만 하더라도 닭발 매운맛을 먹었던 거 같은데
수술 후 지금까지도 매운걸 잘 못 먹는 『맵찔이』가 되었다.
몇 년 전 기사에서 가수 겸 뮤지컬배우 옥주현이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편도선 절제 후 식욕을 억제하지 못해 고기와 평양냉면까지 먹었다가 피가 난적이 있다는 기사를 보고 내 목 안에 수술 후 고통이 다시 느껴져 몸서리쳐졌다.
‘ 엄청 아팠을 텐데.. 고기와 냉면이라니.... 와... 진짜 엄청나다!!!! ’
수술부위 상처가 다 아물고 감기에 걸려도 목이 부어서 오는 고열이 없었기에 몸도, 맘도, 내 목도 가뿐했다. 드디어 나를 괴롭히던 지긋지긋한 편도선염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나의 행복했던 자유와 행복도 딱 1년... 거기까지...!!
(쉰 목소리)“ 흠... 흠.. 목이 너무 아파요 ”
“ 아~ 해보세요 ”
“ 편도 수술했어요?”
“ 네. 1년 전에 했어요 ”
“ 저는 웬만하면 성인은 수술을 권유하지 않는데... 좀 참아보지 그랬어요?”
“ 네...!? 아.. 제가 편도선염을 한 달에 1~2번씩 걸리고 항생제도 잘 안 듣고 해 가지고요..”
“ 아.. 심하긴 했었네요”
“ 네....”
“ 그런데 편도선이 없어서 환자분은 지금 목 전체가 부어있어요, 이건 수술을 할 수도 없고, 그냥 항생제 쓰면서 가라앉기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요”
“ 아..... ”
이런 상황이 싫어서 수술한 거였는데 목 전체에 염증이라니.. 이건 뭐.. 어쩌라는 건가..?
그 이후로도 감기에 걸리면 난 목 전체가 붓는다.
물론 수술을 하고 후유증 없이 지내는 분들도 많다는 걸 안다. 그분들이 너무나 부럽다.
하지만 내가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난 편도선 절제수술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나처럼 이런 경우도 생긴다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의학정보』 - 출처: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1. 편도
① 목젖의 양쪽에 위치한 구개편도,
② 목젖 위에 위치한 인두편도(아데노이드),
③ 혀뿌리에 있는 설편도 등 여러 부위에 존재.
2. 편도기능
① 3세 이하에서는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는 세균 등을 방어하는 면역 기능 담당
② 3세 이상에서는 그 기능이 감소하므로 제거되어도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지 않음.
3. 수술 적응증
① 비대한 구개편도와 아데노이드는 호흡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중이염, 입냄새,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3세 이상이면서 반복적인 감염으로 편도가 비대해져 일상생활이 불편할 경우 수술로써 편도를 절제.
② 소아 수술 적응증
- 편도의 비대함 때문에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등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잘 낫지 않는 경우
- 편도가 치열에 이상을 초래하는 경우
- 잦은 편도선염으로 발달에 지장을 주는 경우
-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편도의 크기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만 3~4세 이전에는 우선적으로 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할 수 있음.
4. 수술 효과
① 편도를 제거하여 반복적인 편도선염을 예방
② 편도선에 의해 좁아진 구인두의 내강을 넓혀 코 고는 증상을 완화
③ 비대해진 아데노이드를 제거하여 비강 호흡을 촉진시킬 수 있음.
5. 재발
아데노이드 절제의 경우, 후비공을 막는 림프 조직만을 절제하므로 일부 남은 아데노이드가 수술 후 다시 비대해져 코골이, 무호흡이 지속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
6. 경과 합병증
① 수술 부위는 상처가 아물면서 하얀 막으로 덮이는 것이 정상적인 치유과정이며, 완전히
치유되기까지 약 3~4주 정도 소요.
② 일반적으로 1~2일 정도 입원하여 치료를 하며, 전신마취로부터의 회복되고 급성출혈
등의 합병증이 없는 경우 수술 다음 날 퇴원.
③ 수술 후 24시간 이내, 수술 후 5~7일 정도에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 전기 소작으로 지혈이 가능하지만 지혈이 쉽지 않은 경우 전신 마취 하에 지혈할 수 있으므로
출혈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실에 방문.
7. 주의사항
① 소아는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워 침상 안정을 해야 출혈이 나타나도 혈액이 기도로 흡인되는 것을 예방.
② 수술종료 4~8시간 후 차고 부드러운 우유, 죽, 아이스크림 같은 것부터 시작하여 섭취 퇴원 후 1주일 정도까지는 죽을 차게 해서 식사를 진행하고, 잘 익은
생선류, 카스텔라 등 부드러운 음식은 섭취 가능.
③ 수술 후 2~3주 간은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질긴 음식, 딱딱한 고형의 음식은 삼가.
④ 콜라, 주스 등의 탄산음료 및 신 음식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⑤ 수술 후 수시로 구강 세척(가글)을 시행.
keyword
편도선
응급실
수술
Brunch Book
나의 진단명
01
후두부 융기
02
갑상선기능 항진증
03
편도선염
04
PSVT(발작성상심실성빈맥)
05
우측난소 염전
나의 진단명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1화)
19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큰 숨
직업
간호사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자녀이자, 직장인이며, 큰 숨으로 살면서 겪었던 이야기들과 상상속의 일들을 글로 풀어내려고 합니다.
팔로워
34
팔로우
이전 02화
갑상선기능 항진증
PSVT(발작성상심실성빈맥)
다음 0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