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인가 신이 나의 소원을 지금 당장 듣고 이루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나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느낌. 공허한 느낌을 채울 수가 없는 어느 저녁에 신이 있다면 당신이 진짜 존재한다면 그 사람을 나의 곁으로 데려와 달라고 말 한적 있다. 그냥 기적을 바라고 또 바랬던 그날 밤에.
그날따라 새벽길엔 아무도 없었다. 잠이 오지 않아 자전거나 타야지 하면서 나온 새벽은 생각보다 더욱 조용했다.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온 거리를 비추고 그 아래에 있는 것은 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답답한 것일까. 너를 포기한 지 오래인데 무엇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일까.
생각의 시작은 단순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점점 복잡한 클래식 교향곡의 절정으로 다다르고 있었다. 점점 복잡해지고 점점 웅장 해지는 그 생각들은 나의 가슴을 쿵쿵 때리고 있었다.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존재한다면 나의 마음 조금만 전해줄 수 없을까요?’
나는 간절함에 이끌려 신을 찾기 시작했다. 진짜 신이 나의 기도를 들어줄 거라고 생각은 안 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에 마음속으로 끝없이 신에게 외쳤을 뿐
흐릿한 밤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날 밤 나는 그냥 네가 보고 싶었다.
그 느낌과 감정은
슬픈 것이 아니었다. 외로움도 아니었다.
그냥 네가 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에서 오는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리움, 간절함, 애틋한 마음들과 함께
분노, 절망 따위가 한 곳에 섞여
설명이 불가능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가슴 한 구석이 시큰해지는 밤이었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가슴 아픈 사람이 나뿐이겠냐 만은
그래도 괴로운 건 어쩔 수 없다.
내가 너를 원했고
너는 나를 원하지 않았다.
한 문장으로 설명 가능한 관계에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그래도 간헐적으로 오는 그날 밤은 어쩔 수가 없으니
잠잠해질 때까지
흰색 화면 위에
너를 향한 검은색 나의 마음을 적는다.
언젠간 보겠지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