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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은 May 03. 2016

한 밤중 기도의 이유.



언제쯤인가 신이 나의 소원을 지금 당장 듣고 이루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나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느낌. 공허한 느낌을 채울 수가 없는 어느 저녁에 신이 있다면 당신이 진짜 존재한다면 그 사람을 나의 곁으로 데려와 달라고 말 한적 있다. 그냥 기적을 바라고 또 바랬던 그날 밤에.


그날따라 새벽길엔 아무도 없었다. 잠이 오지 않아 자전거나 타야지 하면서 나온 새벽은 생각보다 더욱 조용했다.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온 거리를 비추고 그 아래에 있는 것은 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답답한 것일까. 너를 포기한 지 오래인데 무엇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일까.

생각의 시작은 단순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점점 복잡한 클래식 교향곡의 절정으로 다다르고 있었다. 점점 복잡해지고 점점 웅장 해지는 그 생각들은 나의 가슴을 쿵쿵 때리고 있었다.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존재한다면 나의 마음 조금만 전해줄 수 없을까요?’


나는 간절함에 이끌려 신을 찾기 시작했다. 진짜 신이 나의 기도를 들어줄 거라고 생각은 안 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에 마음속으로 끝없이 신에게 외쳤을 뿐


흐릿한 밤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날 밤 나는 그냥 네가 보고 싶었다.

그 느낌과 감정은

슬픈 것이 아니었다. 외로움도 아니었다.

그냥 네가 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에서 오는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리움, 간절함, 애틋한 마음들과 함께

분노, 절망 따위가 한 곳에 섞여

설명이 불가능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가슴 한 구석이 시큰해지는 밤이었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가슴 아픈 사람이 나뿐이겠냐 만은

그래도 괴로운 건 어쩔 수 없다.  



내가 너를 원했고

너는 나를 원하지 않았다.

한 문장으로 설명 가능한 관계에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그래도 간헐적으로 오는 그날 밤은 어쩔 수가 없으니

잠잠해질 때까지

흰색 화면 위에

너를 향한 검은색 나의 마음을 적는다.

언젠간 보겠지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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