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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은 May 07. 2016

오늘 하루 정말 고마워.

그리운 사람, 감사한 사람, 인생에 다시는 없을 나의 사랑.

 오늘 하루

    정말 고마워.



날이 저물었다.

깊은 밤 가로등 불빛이

창을 타고 들어와

빛없던 방 안을

조금은 밝혀준다.


침묵이 가득한 밤에

가만히 앉아 생각한다.

오늘 하루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고통 속에 빠진 적도 있었고

세상 어떤 일보다 멋진 일들도 많았지.

그리고 네가 있었어.


눈 뜨자마자 하루 종일

내 옆에서 같이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너무 고마운 친구는

나의 옆에 누워

먼저 잠을 청하고 있다.

편안한 얼굴 속

입가엔 편안한 미소가 번져 있다.


어떤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나도 옆에 가만히 누워

그의 손을 살포시 잡고

깊은 잠을 청해 본다.

오늘 하루에

미소가 번져온다.





내가 눈 떠서부터 당신이 눈을 감을 때까지. 당신의 온전한 그리고 온화한 손길은 나를 만들었다. 그 손길에 감사와 존경을 느낀 후엔 이미 당신은 나의 옆에 없어진 후였다. 너무 빨랐다. 사춘기 시절, 한참 방황할 나이에 당신들은 나의 곁을 떠났다. 조금만 더 나의 옆에 있어 주었으면 내가 커가는 모습을 조금만 더 지켜 봐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항상 나를 감싸고 놔주지를 않는다.     


내가 당신의 품에서 따뜻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반찬 투정하는 나에게 사자 새끼, 사자 새끼 말도 더럽게 안 듣는다며 반찬 투정 후 항상 고기를 상에 올려주던 그 손길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 내가 조금 더 커 나의 품에 당신을 두고 당신에게 따뜻한 고기반찬, 따뜻한 쌀밥 한번 대접할 기회를 왜 주지 않았을까.     


사자 새끼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아 떨어지질 않는다.   


내가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 던 당신.

당신을 위한 밥상을 차려놓고

혹시 당신이 볼까

아주 맛있게

먹어본다.    


보고 있지?



내가 마음먹고 당신에게 차려준 밥상을

내가 먹고 있으니까

진짜 실감이 나.     


매년 이날만 다가오면      

진짜 생각이 많이 나.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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