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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Jul 05. 2023

학교급식 만족도가 낮은 진짜 이유

에이 씨! 오늘 도대체 뭘 먹으란 거예요?


에이 씨! 오늘 도대체 뭘 먹으란 거예요?


학교 급식에 잡곡밥과 된장국, 노릇하게 구운 생선에 조물조물 갓무친 나물과 후식을 주면 

"젠장 오늘 먹을게 하나도 없네!" 하며 짜증을 내거나 

조용히 급식을 받아 후식으로 나오는 빵이나 음료만 먹고 밥과 반찬은 보란 듯이 잔반통에 버리거나 

급식을 아예 먹으러 오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매점이 있는 고등학교의 경우 고생해서 만든 급식이 모두 외면당하고 사발면이 불티나게 팔린다. (이런 일을 방지하고자 학교 매점에 사발면을 없애는 경우도 많다.) 간혹 교직원들이 식단에 생선이나 해물이 왜 이리 없냐 묻는데 실컷 만들면 다 버려지니 노력과 돈이 아까워 줄 수가 없다.    


학교 급식은 교육부의 건강 급식 지침을 무시하고 날마다 튀김 & 가공품에 단짠단짠 한 소스범벅과 현란한 후식을 잔뜩 주면 만족도가 상승한다. 예산이 허락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기만 많이 주고 싶지만 고기도 양껏 줄 수 없다. 학교급식 영양제공기준 단백질 20% 이하에 걸리기 때문이다.


학교급식 식단작성 기준

- 단백질 20% 이하 제공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규 - 고기를 많이 줄 수 없음)
- 튀김 주 2회 이하 제공
- 육가공 식품 주 2회 이하 제공
- 고열량, 저 영양식품, 고카페인 함유식품 제공 금지
  (단, 고열량, 저 영양, 고카페인 등의 구체적 상한선에 대한 설명은 없음)



건강한 학교급식은 만족도가 낮아야 정상이다.


학교급식 지침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기나 가공식품을 많이 주지 말라고 꽉 조여놓고 만족도 조사 결과만 가지고 아이들의 기호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문제 있는 급식실 취급하니 답답하다. 학교급식 만족도가 아주 나쁜 게 아니라 관자들이 만족도 결과를 더 높이라고 담당자들을 쪼우니 그게 가장 문제다. 원인은 그대로 둔 채 현장만 쪼운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http://www.f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95


건강하면서 만족도가 높은 식단은 애당초 없다


학생들의 식습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서 급식만족도가 높게 나오는 학교는 오히려 심각한 문제가 있는 학교다. 학교급식의 올바른 인식으로 제대로 된 급식을 먹으면서 만족도까지 높게 나온 거라면 금상첨화나 기호만 중시해서 만족도를 높인 거라면, 그런 급식이 신체에 누적된 결과가 추후 어떻게 나타날지 심히 걱정스럽다. 학생들의 기호에 간 끌려간 급식의 끝은 뭘까? 이런 심각한 현실을 영양사 혼자만의 노력으로 학생들의 인식을 개선하긴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학교급식에 랍스터가 나오면 그게 잘하는 건가?
필자는 급식으로 랍스타를 주지 않는다.
아이들에겐 우리 학교급식에 랍스타가 안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확인 바란다.


https://brunch.co.kr/@dudnwl/228

 

급식 만족도로 급식을 평가할게 아니라
모두 함께 아이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만족도 조사부터 없애야 한다 
정녕 학교급식이 앞장서서 성인병을 양산하길 바라나?


아래는 얼마 전 필자가 쓴 "학교급식이 붕괴되고 있다"는 글에 어느 분이 감상평을 남겨주신 글의 일부다(붉은색 글 내용). 영양교사가 아무리 학교급식이 힘들다고 말해도 그 누구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고 그저 일하기 싫은 핑계로만 치부하는데 이렇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남겨 주니 너무 감사하다.



코로나 이후 더 이기적이고 까칠해진 사람들, 감사합니다는커녕 더 맛있고 더 자극적인 음식만 요구하는 아이들, 뜨거운 열기 속에 엄청난 양의 한 끼 급식을 만들어 내는 것만 해도 버거운데 비현실적인 위생 지침과 수만 가지의 법규... 그와 관련된 교육청, 지자체, 식약청, 안전부, 노동부 등등에서 수시로 들이닥치는 점검은 일하고 싶은 의욕을 싹!!! 없애 버린다.


학교 급식실은 여기서도 저기서도 죄인이다.

급식 지침은 시대를 반영하지 못한 채 캐캐 묵어있고
아이들은 입맛에 맞는 급식을 달라고 하고
학부모와 관리자들 무조건 만족도를 높이라고 한다.  

글쎄... 그건 어떻게 하는 거냐고요?


교육청에서는 건강한 급식의 원칙을 정했으면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급식 규정과 목표에 대해 계속 설명해서 학생이나 학부모를 납득을 시켜야 한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자신들이 정한 지침을 급식실이 잘 지키고 있는지 외에는 관심이 없다. 작가가 얼마나 답답한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급식에 대한 지침을 마련했으면 급식을 먹는 사람도 그 지침을 지키는 의무까지 부과해야 하는데 식단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만 지침을 제대로 지키는지 허구한 날 감사에 점검으로 목을 조이면서, 급식을 먹는 사람에겐 인권 존중의 이유로 무한 자유를 줘 버렸다. 교실에 갇혀 하고 싶지 않은 공부를 하는 건 학생 인권에 전혀 위배되지 않으나, 건강한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억지로 먹으라 하는 건 인권에 위배되니 온갖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급식실에 아예 오지 않는 건 모두 허용하노라??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 나온다.


조금 많이 나갔다 싶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다. 특히 점검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줄 아는 사람들은 혹시나 급식실에서 사고터지면 '우리는 규정에 정해 놓은대로 다 점검했다' 라고 변명을 하기 위해서 인지 시도 때도 없이 점검 나온다. 그리고 자세하게는 안 밝혔지만 '비현실적인 위생지침'이라는 표현을 통해 관공서 규제가 대량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곳에서 지킬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급식실은 아이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정 아이들을 위한다면 기호도와 만족도만 고집하지 말고
국민 건강을 위해 같은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급식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https://asithink.tistory.com/162


맛있는 걸 주면 더 맛있는 걸 원하는 게 요즘의 아이들이다. 더 맛있는 게 아닌 아이들의 인성을 교육을 해야 한다. 영양수업 시간에 좋은 급식을 먹기 위한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줬다. 좋은 친구, 좋은 선생님, 좋은 급식을 만나려면 간단한 준비물이 있는데 그건 바로 좋은 내가 되면 된다고. 모든 관계는 서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  



영양교육 시간은 가장 우선으로 급식을 대하는 태도를 교육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만족도 조사에서도 감사를 표현하는 아이들이 하나둘 늘어간다.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서 만족도만 높게 나오는 학교는
당장의 인기와 만족에 취해 급식의 본질을 잃어버린 학교다.  

 


급식실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적어주세요 아래 "응원의 한마디는 큰 힘이 됩니다"라고 작은 글씨로 적으면 수업 시간에 했던 내용을 상기해서 아이들이 이렇게 힘나는 응원을 해준다. 궁극적으로 없애야 할 만족도 조사지만 교육을 통해 만족도 조사를 이렇듯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큰 학교는 영양샘 혼자 전교생의 급식인성을 교육하긴 무리니 없애는 게 마땅하고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면 된다. 



오늘의 급식

생김치와 아삭하게 무친 콩나물 무침

- 할머니가 해준 김치랑 맛이 똑같아요. 김치랑 밥만 먹어도 맛있어요

- 콩나물에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이렇게 맛있는 콩나물은 첨 먹어봐요 

(일단 재료가 좋고, 삶아서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아삭한 맛을 살리고, 조리사님의 손맛이 더해져 비범해짐)

과일샐러드 - 요거트와 생크림, 레몬즙, 소금  / 쌈 싸 먹는 훈제오리 & 생양파

(자율배식대) 모둠쌈 & 쌈장 & 머스터드 & 마늘구이 

이런 한 끼를 줘도 이건 안 먹을래요. 국 싫어요. 김치도 싫어요. 콩나물도 싫어요. 과일샐러드는 제가 좋아하는 과일만 골라서(주로 포도) 주세요가 배식 시작해서부터 배식이 끝날 때까지... 

본교는 소규모라 학생이라도 적은데 천명이 넘는 학교는 배식 끝내고 나면 "싫어요." "안 먹을래요."라는 말이 저녁에 잠들 때까지 귀에서 맴돌아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학교급식에 종사하시는 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https://brunch.co.kr/@dudnwl/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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