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발 찾기

잊어버린 게 아니고 사라져 버린

by 천사의 시


기억나지 않는 낯익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열심히 사라진 나의 신발을 찾고 있었다. 이쪽 편 문 밖에도, 저쪽 편 문 너머에도 나의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신발을 내 것 마냥 신어보았다가 발에 맞지 않는 불편한 신발들을 벗어던지고 나는 나의 신발을 찾아다녔으나 신발은 찾지 못하였다. 나는 맨발인 체로 깨어났고, 사라진 나의 신발만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간혹 한 번씩 참으로 인상적인 꿈들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겨우 두 시간 남짓 잠들었다 깨어나보니 맨발의 내가 참으로 안쓰럽게 느껴졌다. 내가 잊어버린 것이 아니었고, 내가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었다. 그저 사라져 버린 나의 신발은 어디로 가 버린 걸까? 오랜 시간 그 신발의 행방을 묻고 또 물었지만 결국에는 찾아내지 못했기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왜 그 부분만 너무나 선명한 걸까를 생각하다 또 의도하지 않게 현실세계에서 사무실 차의 타이어를 터뜨려 먹었다. 그렇게 불현듯 깨달음의 경지였다.


아!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 나려고 나의 신발은 사라져 버렸구나!!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는 결론으로 마무리가 되려는가 보다 싶었는데,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는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아 꾸역꾸역 꿈 풀이를 돌려보았다.


신발을 찾는 꿈은 잃어버린 기회나 중요한 것을 되찾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방향성 상실 또는 불안', '관계 변화 또는 갈등'으로 해석이 되기도 한다고 알려준다. 이때부터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나의 신발을 결국에 찾았다면 나는 잃어버린 기회나 중요한 것을 결국에 되찾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신발을 찾지 못했고, 맨발로 깨어났으니 '방향성의 상실 또는 불안' 혹은 ' 관계 변화 또는 갈등'으로 해석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석을 해 놓고 보니 지금의 나의 상황에서 절대 벗어나지지 않았다.


나는 현재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었고, 앞으로의 미래가 불안하며, 주변 사람과의 갈등 속에 존재한다.

나의 무의식은 그 무엇보다도 나의 현실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다. 허상 속에 나와 함께 존재했던 낯익은 이들이 누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 내 주변에 가장 가깝게 존재하는 사람들이라는 건 분명하고, 그들 사이에서 사라져 버린 나의 신발처럼 그들 사이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었고, 그들로 인해 불안을 느끼며, 그들 때문에 갈등 속에 존재하고 있다.


장력이라는 형태의 번뇌를 통해서 숨이 차는 하루를 깊은 한숨으로 반성하며, 상당히 주체적인 계획을 진행 중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방향을 잃고 불안감을 끓어 안은 체 갈등 속에서 존재해야만 한다. 사라진 신발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현실의 연장선상에서 꿈이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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