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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r 02. 2024

[넷플릭스 시대극 로맨스]<브리저튼> 시즌 2

<브리저튼>은 총 8권의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브리저튼 가문의 자식들이 8명이고, 형제자매들의 이름 첫 글자는 알파벳 순서대로 A부터 H까지 되어 있다. 앤서니부터 히아신스까지인데 원작 소설은 그들 한 명씩의 이야기를 각각 다룬다. 시즌 2는 브리저튼 가문의 장남인 '앤서니 브리저튼'과 샤르마 가문의 장녀인 '케이트 샤르마'의 로맨스를 다뤘다.


1. 앤서니와 케이트의 서사

앤서니와 케이트는 각각 가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먼저 브리저튼 가문의 아버지인 에드워드가 오래 전 사망했기 때문에 앤서니는 이른 나이에 아버지의 작위를 이어받아 자작이 되었다. 너무 어릴 때 자작이 되어버린 앤서니는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사랑보다는 외적 조건에 맞는 아내를 찾아나선다. 시즌 2에서 새로 등장한 샤르마 가문의 둘째 '에드위나'는 사교 철의 다이아몬드로 선정된다. 그래서 앤서니는 에드위나의 언니인 케이트를 사랑하고 있었음에도 완벽한 다이아몬드인 에드위나에게 청혼한다.


한편 케이트는 에드위나의 이복 언니로서 가난한 집안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에드위나의 친모인 '메리'는  귀족이자 시즌의 다이아몬드 출신이었지만, 가난한 평민 출신인 케이트의 친부와 결혼했다는 전사가 있다. 이 때문에 그녀의 가문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케이트는 동생 에드위나를 영국 귀족과 결혼시켜 가문을 일으켜야겠다는 의무감을 지고 살아간다.


이처럼 앤서니와 케이트의 인물 설정 때문에 시즌 2는 시즌 1처럼 로맨스가 폭풍처럼 전개되지 않고 매우 느리게 전개된다. 시즌 1과 달리 뜨거운 애정 씬도 거의 없는 편이다. 앤서니와 케이트는 숲 속에서 말을 달리며 처음 만나고, 첫 만남에 서로에게 반한다. 하지만 에드위나와 결혼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힌 앤서니와 동생을 배신할 수 없는 케이트는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숨기려 애쓴다.


그래서 극중 앤서니가 밤에 도서관에서 케이트를 우연히 만나 '당신은 내 존재에 퍼지는 독이에요, 하지만 내 모든 욕구의 대상이죠, ... 남녀가 할 수 있는 유혹의 끝은 알고 있소? 내가 그대에게 가르쳐줄 것들,' 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화제가 되었다. 시즌 1에서 다프네와 사이먼이 '난 당신을 향해 불타고 있어요,' 라고 말했다면, 시즌 2에서는 앤서니와 케이트가 서로에게 끌림에도 다가갈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위 대사에 담겨 있다.


결국 케이트와 앤서니는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로맨스의 결실을 맺는다. 그들의 관계에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은 시리즈 후반부에서 케이트가 낙마 사고를 겪는 것이다. 이때 앤서니는 그녀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그는 자존심과 가문에 대한 책임감을 내려놓고 케이트에기 청혼한다. 앤서니가 최종화에서 케이트에게 청혼하면서 "나는 완벽하지 않지만, 당신 앞에서는 늘 겸손해지리다(humble)"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가 얼마나 케이트에게 진심인지를 보여준다.


케이트 또한 마찬가지이다. 양어머니 레이디 메리는 케이트에게 '이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그 자리를 얻어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영어로는 'earn the place'이다.) 이렇게 에드위나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난 케이트는 앤서니의 청혼을 받아들이며 자작 부인이 된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시즌 1과는 다른 결의 로맨스지만 오히려 금지된 사랑을 하는 듯한 두 배우의 열연 덕분에 시즌 2도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빠진 앤서니와 케이트의 톰과 제리 와 같은 케미야말로 시즌 2의 관전 포인트이다. (결혼 후에도 여전히 앙숙과 같은 케미를 유지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브리저튼 원작 소설에서 에필로그 '팰맬 게임'에서 드러난다. 결혼 후에도 스포츠 경기를 서로 이겨보겠다며 승부욕을 꺾지 않는 앤서니와 케이트의 모습은 그들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2. 주변 인물의 서사

시즌 2는 주인공 커플뿐 아니라 주변 인물의 서사도 확장했다. 대표적으로 시즌 1부터 등장한 브리저튼 가문의 다섯째 '엘로이즈 브리저튼'이다. 그녀는 당대 여성들이 결혼에만 의존해야 했던 시대상에 반대하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캐릭터이다. 글도 잘 쓴다는 점에서 엘로이즈는 마치 제인 오스틴이나 울스턴 크래프트와도 닮았다. 실제로 리젠시 시대 때 제인 오스틴 작가가 활동했음을 고려할 때 엘로이즈의 캐릭터 서사가 더욱 이해가 된다.


그러나 엘로이즈도 자아정체성을 찾기 위해 어려움을 겪는다. 그녀는 자신처럼 여성 권리에 대해 글을 쓰는 인쇄소의 '테오 샤프'라는 소년을 만나지만 정작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할 용기는 내지 못한다. 결국 변화를 갈망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엘로이즈가 이후 시즌에서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해진다.


엘로이즈뿐 아니라 브리저튼 가문의 둘째 '베네딕트'도 성별은 다르지만 엘로이즈와 결이 같다. 베네딕트도 미술에 꿈을 갖고 있는 주체적인 캐릭터이다. 그러나 그가 형 앤서니의 기부금으로 왕립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베네딕트는 귀족으로서 주어진 특권으로 인해 힘들어한다. 비록 타고난 신분으로 기회를 얻었지만 앞으로 베네딕트가 어떻게 순수한 실력으로 세상에 자신을 입증해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즌 2에서 가장 주목해 볼만한 캐릭터는 단연 '페넬로페 페더링턴'이다. 시즌 1 최종화에서 그녀가 바로 레이디 휘슬다운임이 큰 반전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존재감이 없으며 사교계에서도 투명인간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재치와 신랄함, 기지로 정체를 숨기며 레이디 휘슬다운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엘로이즈와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레이디 휘슬다운으로서 브리저튼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가십지를 냈기 때문에 시즌 2 최종화에서 엘로이즈와 페넬로페의 우정에는 금이 갔다. 결국 이 두 사람이 각각 어떤 여성으로 성장할지 궁금해진다. 페넬로페의 이야기는 시즌 3에서 자세히 다뤄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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